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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바다로 나가는 어민들 "수색이 생업보다 절박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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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앞바다서 자발적으로 수색 및 기름 제거 나선 어민들…"1명의 희생자라도 발견하게 되길"

[진도(전남)=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지금 생업이 문제겠어요. 그보다 더 절박한 일을 해야죠. 나도 자식이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서망항, 출항을 위해 선 어민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낚시배로 이어가던 생계를 제쳐둔 지도 벌써 20일. 이날은 5척의 배에 10여명이 나눠타고 나간다.

황남식(52) 진도군 낚시어선연합회 총무는 "누가 시켜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사고 이후 지금까지 모두 자기 일처럼 다른 일은 모두 팽개쳐두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바다로 나가는 어민들 "수색이 생업보다 절박한 일" ▲ 4일 오전 전남 진도 서망항에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수색 작업과 기름 방제 작업을 하기 위한 낚시배와 어선이 노란색 바탕에 '진도 자율 구조선'이라는 이름을 써 붙이고 바다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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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사고 직후부터 줄곧 구조 및 수색작업을 돕고 있다. 매일 오전 8~9시 께 바다로 나가 해가 지기 직전에야 돌아온다. 세월호에서 떨어져나온 유실물을 건지고, 흘러나온 기름을 닦아 없애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출항을 준비하던 뉴진도호 선장 조양복(43)씨 역시 "바다로 나갈 때마다 1명의 희생자라도 발견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생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식 있는 입장에서 생업보다는 구조와 수색이 먼저"라고 말했다.


생업을 포기한 채 연일 수색작업을 돕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차가운 바닷속에 있을 자식 또래의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쉬는 것도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군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했어야 했다는 자책감도 그들을 매일 바다로 나가게 한다. 해가 질 때가 됐는데 차마 뱃머리를 집으로 돌리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때면 하루를 꼬박 바다 위에서 지낸다.


"사고 났을 때 더 많이 구했어야 했는데." 명인선장 스타 박영섭(55)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16일 박씨는 사고 현장으로 출동해 27명을 배에 태워 구조했다.


박씨는 "구명조끼라도 입고 배 밖으로 나왔다면 물 위로 뜨니 우리가 발견할 수 있다"며 "착용조차 못한 사람들이 있을까봐 걱정된다"며 먼 바다를 바라봤다. 수십년을 바다와 함께 살았던 그기에 바다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


조씨 역시 사고 당일 구조를 돕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갔다. 추자도에서 사고해역으로 출동해 도착한 시간이 10시30분께. 이미 배가 기울어 작은 어선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조씨는 "'전원구조'라는 방송을 보며 안도했는데 항구에 도착해 다시 들어보니 300여명이 여전히 배 안에 갇혀 있다고 하더라"며 "더 구했어야 했는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가족들은 시신이라도 온전히 찾아 제 손으로 묻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들은 혹시나 있을 시신유실을 막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다.


생업 중단에 기름까지 유출되면서 어민들도 피해를 입었지만, 출항을 앞둔 이들 중 누구하나 자신의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박씨는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의 상황과 비교하면 우리 생활은 잠시 뒷전으로 둬도 되지 않겠냐"며 "모두 같은 부모마음"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들이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출항할 때 받는 간단한 간식과 방제작업에 필요한 도구가 전부다. 작업을 위해 배를 띄우면 하루 평균 20만~30만원의 기름값 등의 비용이 들지만 자체적으로 해결해왔다.


정부는 이날 뒤늦게서야 수색과 구조, 방제작업에 참여하는 어민들에게 면세유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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