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기보다 나란히 매출·영업익 성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1분기 '환율파고'라는 악재 속에서도 다소 나아진 실적을 올렸다. 각종 신차를 내놓으면서 판매를 늘린 덕분이다. 2분기 이후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지만 국내외 시장에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고 생산량을 늘려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기아차가 발표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1조9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7356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8763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1.8% 늘었다.
앞서 전일 발표된 현대차의 1분기 실적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개선됐다. 현대차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1조6490억원, 영업이익은 3.7% 늘어난 1조938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줄었다.
해외시장 비중이 큰 현대기아차가 올해 들어 불리한 환율 여건 속에서도 실적이 좋아진 건 완성차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1분기에 국내외에서 199만9337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증가한 실적이다.
기아차는 미국ㆍ유럽 등에 내놓은 신형 쏘울,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 등의 신차효과가 컸다. 여기에 현대차 국내공장 가동률이 소폭 오른 데다 기아차 광주공장과 중국3공장 생산량이 늘면서 판매를 늘릴 수 있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9%, 기아차가 6.2%로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낮아졌다. 판매가 늘어난 만큼 수익성이 받쳐주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ㆍ달러 평균환율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8원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았다"면서도 "판매대수가 늘어난 데다 수출 평균 판매단가가 올라 다소 선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엔화약세(엔저)로 수익성이 좋아진 일본 완성차업체가 주요 시장에서 공격적인 외형확대에 나서고 있는 데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당분간 낮은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시장상황도 낙관하긴 힘들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현대기아차의 최대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나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세계경제 회복속도가 상당히 느려 무리한 외형성장보다는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한다는 기본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볼륨모델인 현대차 신형 쏘나타를 비롯해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차 카니발 등을 2분기 이후 해외시장에 잇따라 투입하면서 판매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오는 6월 있을 브라질월드컵에 현대기아차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와 같은 혁신기술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내실경영을 지속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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