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기능 복합체로서, 사회적기업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저희 철학과 미션입니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은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류효봉 대표(사진)는 2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4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서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버려지는 것을 새롭게 살리는 것이 노리단의 철학이자 슬로건"이라고 밝혔다.
노리단은 문화예술 분야의 첫 사회적 기업이다.
2004년 6월, 노리단은 청소년과 청년들의 창업 프로젝트(자기고용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중·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안학교를 다니던 10대들, 갓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과 상관없이 진로를 찾던 20대, 30대 문화기획자와 예술가들이 모여 공동 창업을 선언한 것.
이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해 보자'는 단순한 뜻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과 놀이, 배움이 순환하는 조직모델을 꿈꿨다.
'내가 기업가라면 나를 채용할까'라는 고민을 시작했던 이들은 악기나 문화 공연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기 노리단이 악기나 문화 공연으로 알려진 이유다. 기계 소재로 악기를 만들거나,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공 오브제를 만들기도 했다.
예술·문화분야 사회적기업으로 알려지면서 2007년에는 주식회사의 틀을 갖췄고, 그 해 겨울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당시 사회적기업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유형이었다.
류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한국에서 시작될 때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 사회적기업의 시행착오, 발전도 함께 겪었다"고 전했다.
노리단은 성장하면서 교육, 디자인,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여러 사업을 함께 하기 때문에 조직 자체가 다기능 복합체로 운영된다. 인력구조도 복합적이다. 문화·예술 분야 전공자 뿐 아니라 교육 분야, 군인, 대기업 출신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지역별로 노리단을 운영하게 됐다. 부산지역 노리단을 만들어냈으며, 서울 거점도 부천영상문화단지로 이전했다. 지역 노리단이지만, 기존 이해관계를 끊고 지역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노력한 점을 류 대표는 성공 비결로 꼽았다.
한편 노리단은 지난해부터 해외와의 문화교류도 시작했다. 프랑스 낭트에서 '한국의 봄 어소시에이션'을 설립한 것. 류 대표는 "공공적인 예술콘텐츠를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돈을 댄 회사도 아니고, 어려운 사람들이 뭉쳐 일자리를 만들어 낸 기업이지만 설립 10년인 노리단은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노리단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류 대표는 "문화예술과 산업을 재구성하고, 이를 거점으로 새로운 가치사슬이 지역사회에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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