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해양수산부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에 대해 "세월호가 통상적인 항로를 벗어나 이상운항한 것이 아니라는 게 잠정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명범 해수부 항해지원과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는)정기운항여객선이기 때문에 다니는 궤적이 일정하다. 사고지점은 기존 항로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휴가를 간 세월호 선장 신모씨 대신 운항한 이모씨는 경력 31년의 베테랑 교대선장"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해당 항로에 여객선 2척을 투입해 운항 중이며 소속 선장은 총 3명이다. 교대선장인 이씨는 1983년부터 선원생활을 시작해 2013년3월부터 세월호에 탑승했다. 해당항로에서만 총 24회 운항해 수심, 해저상황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과장은 "해도상에는 (사고지역에) 암초가 없었다"며 "선박이 다니는 길은 사전에 (암초 등에 대해) 사전에 파악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사고해역의 수심은 30미터 정도로 주변 해역보다 20미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세월호가 오전 8시58분께 멈춰서기 전 약 6분간 표류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현장 조사반이 나가있는 만큼 조사결과가 나와야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세월호의 침몰 신호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8시55분께다. 탑승객의 신고에 이어 선박 책임자가 8시56분 께 다시 조난신고를 했다. 이어 해수부는 9시25분 께 해양선박사고 위기대응 매뉴얼상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경보를 구두로 발령했다. 공식 발령시간대는 9시40분께다. 최 과장은 "인명사고가 날수있기에 가장 중대한 조치에 준하는 심각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 투입전 해운법에 따라 관련법 심사를 거쳐 먼허 발급 여부를 판단한다. 이후 해경청에서 운항관리심사를 한다"며 "운항이 되고 있다는 것은 면허신청과 안전운항문제 등이 통과됐다는 것"이라고 말해 선박의 안전검사 여부가 제대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세월호는 1994년 일본에서 건조돼 2012년 말 10월 국내에 도입됐다. 길이 145m, 폭 22m 규모로 국내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에 속한다. 여객 정원은 921명으로 승선인원을 초과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해수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의 안이한 초기판단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고 발생 2시간까지도 관계부처 및 기관에서는 세월호의 침몰가능성을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차례 바뀐 공식 승선인원과 구조인원 등도 미흡한 대처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최종 수정된 승선인원은 459명이지만 선박 탑승 시 제출하게 돼 있는 승선인원명단과 동일한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전 11시경 60도로 기울었던 배가 불과 몇시간 만에 90%이상 침몰된 것에 대해 해수부측은 "종합적인 사고 원인은 해수부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사고원인, 경과는 일괄적으로 발표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오후 6시30분 현재 사망자는 선사 직원 박지영씨,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 등 2명에 이어 신원 미상의 남성 등 3명으로 늘어났다. 탑승객은 459명으로 파악됐으나 청해진해운에서 462명이라고 발표하면서 다시 엇갈리고 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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