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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새정치연합의 지나친 '안철수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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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계파'라면 지긋지긋한 제1야당에 계파가 하나 더 생겼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생긴 '안철수계'다.


5~6개 계파로 흩어진 옛 민주당 입장에서 친안(친안철수)계는 대놓고 받아들이기는 껄끄럽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는 존재다. "김한길 대표가 안철수 대표를 어려워하면서도 엄청 챙기는 것 같다"는 민주당 출신 의원의 말은 이런 분위기를 대변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안심(安心)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공천 철회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안철수 달래기'가 지극 정성이다. 충정이 지나치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경기도지사 경선 방식을 둘러싼 잡음과 광주시장 공천 문제다.


경기지사 경선 룰은 예비 후보들이 절충안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됐지만 광주시장의 경우 '낙하산 공천' 논란이 파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이 안철수계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나서면서다. 이 과정에서 박주선 의원은 배제됐는데, 안 대표가 기자회견 직전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도부와의 교감설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해도 국회의원 몇몇이 똘똘 뭉쳐 특정 후보자 지지 선언에 나선 것은 가뜩이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은 국민에겐 눈엣가시로 비쳐질 수 있다. 더욱이 5명 의원 가운데 3명은 당내에서도 요직을 맡고 있어 경선이 불공정해질 수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지 선언에 앞장 선 김동철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순수한 마음에서 지지한 것"이라며 "지도부에 알린 것은 20일 정도 됐고 국회의원 5명이 뜻을 모은 것에 지도부가 하라 말라 할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몇 명이 지지하면 시장에 당선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광주시민을 무시한 오만"이라며 "만약 특정 후보를 전략 공천한다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사건을 특정 후보 줄세우기보다는 특정 세력에 대한 줄서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기보다는 경선 룰도, 공천 방식도 최종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 현역 국회의원이 단체로 특정 후보 지지에 나선 것은 개혁 공천을 핑계 삼은 또 하나의 기득권 악용 사례가 아닌지 묻고 싶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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