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주 뉴욕증시는 강력한 매도 공세에 시달렸다.
S&P500 지수는 주간 기준 2012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후폭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축된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닝시즌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도 하락이 예상돼 당장 이번주 큰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언제든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뉴욕증시 급락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시장 전반의 약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2.35%, 2.65% 하락했다. 하락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나스닥 지수는 3.10% 밀리며 3주 연속 약세마감됐다.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도 3.64% 급락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18일 굿 프라이데이를 휴장하기 때문에 4일간만 거래가 이뤄진다.
◆주식형 펀드에는 자금 유입= 펀드 시장조사업체 리퍼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한 주동안 미 주식형 펀드에는 4주만에 가장 많은 89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주가가 지난주 급락하자 되레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조만간 뉴욕증시가 급락 흐름을 마무리하고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나스닥 지수는 3월 초 고점에 비해 8% 이상 하락했다.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나스닥 바이오기술 지수는 이미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2월25일 2854.26까지 상승했던 나스닥 바이오기술 지수는 지난주 4.46% 급락하며 2251.53으로 거래를 마쳤다. 고점 대비 21.1%나 밀린 셈이다.
바이오기술 지수 급락이 뉴욕증시 폭락을 암시하는 전조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급락 충격이 바이오기술주만으로 제한된다면 이번 급락은 매수 기회인 셈이다.
바이오기술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4.4배로 S&P500 지수의 14.9배에 비해 크게 높기 때문에 바이오기술주의 조정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대감 낮은 어닝시즌= 펀드 움직임을 감안하면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이지만 당장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본격적인 어닝시즌이 진행되지만 월가의 기대감은 크지 않다. UBS의 줄리안 엠마누엘 애널리스트는 기업 순이익 증가율이 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중 29개 기업이 분기 실적을 공개했고 이번주에 54개 기업이 추가로 실적을 내놓는다. 개수는 많지 않지만 면면은 화려하다.
씨티그룹(14일) 코카콜라, 존슨앤존슨, 인텔, 야후(이상 15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S 뱅코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피털원 파이낸셜, 구글, IBM, 샌디스크(이상 16일) 블랙스톤, 블랙록, 제너럴 일렉트릭(GE),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펩시코(이상 17일) 등이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이번주 공개될 경제지표는 다소 기대감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14일)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1.0%를 기록할 전망이다. 3월 주택착공 건수(16일)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증가가 기대된다. 16일 공개될 베이지북도 주목거리다.
재닛 옐런 총재는 두 차례 대중 앞에 나선다. 옐런 총재는 15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후원하는 2014 금융시장 컨퍼런스에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16일에는 뉴욕 경제클럽 행사에 참석한다.
◆中 성장률 7.3%에 그칠듯= 중국이 16일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을 공개한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7.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중국은 3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지표도 공개한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탯은 16일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확정치를 공개한다. 예비치는 0.5%를 기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7일 연례 TV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푸틴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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