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의 4차 핵실험 저지를 위한 북핵 6자회회담 대표 접촉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의견조율에 나서고 있어 대화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7일부터 9일까지 미국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에 참석한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날 오전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측과 북핵 문제를 조율한다.
황 본부장은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 중국측 인사들을 만나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수석대표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도발을 방지할 방안을 협의한다.
황 본부장은 지난 7일 워싱턴에서 글린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일본의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갖고 북핵문제를 논의하고 의견을 조율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우 대표는 황 본부장과 협의 후 조만간 방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종합한다면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은 한국을 연결고리로 지난달 북·중 접촉에 이어 한미일→한·중→미·중 순으로 ‘북핵 저지 셔틀외교’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된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 사전 조치를 놓고 한미일과 북한,중국은 대립해왔다.한미일은 지난해 무산된 2·29 합의 당시 북한에 식량 지원 대가로 요구한 비핵화 조치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사전조치로 요구해왔다. 무조건 대화재개를 요구하는 북한은 6자회담 재개 이후에 해당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중국도 이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한미일이 거론하는 사전조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함하는 영변 핵 활동 유예(모라토리엄)'의 약속,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복귀 등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국경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핵실험이 강행될 것이라는 데 대해 중국민들의 우려가 높아 중국 정부도 이를 감안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항하면 일본의 군사력강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구축 등 군사자산 전개 등 중국의 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으로 판단에 중국도 최근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미국에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과 미간의 입장을 절충한 중재안을 제시하고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조치의 문턱을 낮추는 ‘유연성’을 보이자는 정부 당국자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바뀌지 않았는데 조건을 완화한다면 미국과 한국 내 여론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이 실험을 강행하고 강경태도가 압도한다면 대화재개를 위한 논의를 끌고 가기가 어렵다”면서 “유연이라는 표현이 나와 당장 어떻게 된다고 보기보다는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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