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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女원내대표 나올 때 됐죠?…박영선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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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사상 첫 여성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법사위원장에 이어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되면 한국 정치사에서 첫 여성 원내대표가 탄생한다.


박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자리는 단순한 원내 사령탑이 아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합당 후 첫 원내대표라는 점에서 당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당의 비전과 방향 설정, 여야 관계 등이 원내대표 선거에 담길 것이기 때문이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원내대표는 당의 단합과 이념 좌표 설정 외에도 6월 지방선거와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임무도 안게 된다.

박 의원의 가장 큰 강점은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는 '전투력'에 있다. 민주당 시절 김한길 당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온건한 이미지로 분류된 것과는 정반대다. 특히 김한길ㆍ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체제 역시 '강경'보다는 '대화'와 '협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강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의 필요성이 당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박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


박 의원은 중요한 순간마다 강경한 목소리로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법안 심사를 거부했다. 특히 지난 연말 국회에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처리하기로 한 여야 지도가 합의했음에도 불구 "이 법만큼은 내 손으로 상정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외촉법 통과는 박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에 나선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여당에서는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여당에서는 아무도 원내대표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다.

박 의원은 벌써부터 여당과의 각을 분명히 세웠다.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과거 민주당의 진보적인 성향이 압축돼 있는 경제민주화를 원내대표의 명분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의 일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상황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사자와 토끼를 한 울타리에서 살게 하면 안된다"며 선별적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시절에 무상급식,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의 정책으로 민주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는 점은 그의 강경한 대여 투쟁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박 의원이 제1야당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여당을 견제하며 야당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현재 이종걸ㆍ노영민ㆍ우윤근ㆍ조정식ㆍ최재성ㆍ강창일 의원 등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원내대표 후보군 가운데 한 걸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적극적인 반대층이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당 내부의 온건 성향파는 박 의원의 강한 이미지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극적 반대층에 어떻게 대처할 지가 원내대표로 가는 길에 중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올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무엇을 하는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민주화라는 기본 뿌리를 지켜가면서 민생으로 접근하는 원내대표로서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또 원내대표가 된다면 경제민주화 외에도 사법개혁과 국정원 개혁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민주화가 민생을 위한 부분이라면 사법개혁과 국정원 개혁,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이를 확실히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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