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삼성SDI 품으로 향한 제일모직…'업의 본질' 따라 사업 재편

시계아이콘01분 5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패션 부문을 떼어내고 전자소재 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제일모직이 삼성SDI의 품으로 향했다. 삼성SDI와의 합병은 다소 의외였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전평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와의 합병하거나 화학계열사인 삼성석유화학으로 합병해 3세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지만 껍질을 깨고 보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31일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고 제일모직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합병한 뒤 삼성SDI라는 사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은 지난해부터 진행돼온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 중 하나다. 그룹 내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계열사들의 사업영역을 조정해온 결과인 것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당시 '업의 본질'을 강조하며 각 계열사별로 진행해온 업의 본질과 역할이 20년 만에 바뀌었다는 점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970년 창립 당시 삼성-NEC 주식회사로 시작한 뒤 1974년 삼성전관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84년에는 삼성전관, 1999년에는 삼성SDI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SDI의 S는 SAMSUNG을 의미하고 D는 Display, Digital, I는 Interface, Internet Component를 의미한다. 주력 사업들로 사명을 지은 것이다.


2010년부터는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을 떼어내며 친환경 기업으로 고유명사화한 SDI를 사용하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삼성SDI는 초기 브라운관 제조업을 시작으로 PDP 패널을 제조하며 디스플레이 업체로 자리잡았다. 지난 20년 동안 삼성SDI의 업의 본질은 '최고의 화질'이었다. 지난 2008년부터는 에너지 사업을 시작하며 '최고의 화질과 친환경 에너지'가 업의 본질이 됐다. 2011년부터는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가 업의 본질로 자리잡았다.


이번 삼성SDI의 제일모직 합병은 이 같은 업의 본질에 맞춰 진행됐다. 에너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는 소재 관련 기술이 핵심이다. 배터리 산업에서 승리의 공식은 더 작게 만들고 더 많은 용량을 담는 것이다. 소재 기술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소재 기술은 배터리 산업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존 제일모직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기술에 이어 에너지, 자동차 소재 등 핵심 경쟁력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일련의 사업구조조정은 새로운 '업의 본질'에 기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했다. 언뜻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삼성에버랜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트렌디한 소비재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패션사업과 맥이 닿는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흡수한 뒤 기존 자원을 활용해 패션사업과 연계하는 등 시너지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 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과 식자재 사업은 물적 분할했다.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한편 에스원이 갖고 있던 보안 솔루션에 건물관리 사업을 넘기며 주요 계열사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SDS 역시 업의 본질이 확대되며 삼성SNS를 합병했다. 각종 데이터 서비스가 네트워크와 연계되고 있는 시점에서 삼성SNS와 합병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에 삼성SDS의 역량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 정리는 LCD 유리 기판을 코닝에 넘기고 소재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코닝 분사 지분을 취득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업의 본질이 차세대 소재 선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사업재편을 놓고 일각에선 후계 구도에 맞춰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는데 이번 삼성SDI의 제일모직 합병에서 볼 수 있듯이 철저하게 사업 시너지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열사별 역량을 극대화 해야 한다는 것이 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