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아파트 화재에 대비해 화염을 차단하는 방화문을 설치하고 있지만 현행 설치기준으로는 열을 차단하기 어려워 인명안전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아파트 대피공간의 화재안전성 평가를 위한 실물모형 시험결과, 대피자 위치에서의 온도가 8분 경과 시 60℃를 초과하고 22분 경과 시에는 100℃를 초과, 60분 경과 시에는 17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인명안전 기준인 허용 공간온도 60℃, 허용 복사열 2.5㎾/㎡ 보다 훨씬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물모형 시험은 25일 경기도 여주군에 위치한 부설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진행했다.
방재시험연구원 관계자는 "현행 기준 상으로는 아파트 대피공간에 설치되는 방화문이 열을 차단하기 어려워 인명안전이 확보되지 못한다"며 "화염뿐 아니라 최소 30분 이상 열도 차단할 수 있는 단열성 코어재를 사용한 방화문이나 목질계 방화문을 설치하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아파트 화재발생건수는 4250건에 이른다. 사망자수 63명, 재산피해액 121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전체 화재사고 대비 아파트 화재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5.6∼6.3%인 반면, 인명피해에 있어 그 비중은 9.6∼16.8%에 달하고 있다. 매년 증가세다.
방재시험연구원 관계자는 "아파트 대피공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보일러실, 에어컨 실외기실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화재 시 대피가 어려워 위험하다"며 "가족의 안전을 위해 대피공간을 꼭 비워두고 가족 구성원들이 유사 시 이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대피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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