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문제 있다" vs 민주당 "사전 검증 철저히 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방송통신위원회 3기 상임위원 중 민주당 추천인 고삼석 중앙대 겸임교수에 대한 자격논란이 공식화 됐다.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추천하고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된 사안에 대해 해당 부처가 문제 삼고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방통위가 국회를 믿지 못하겠다고 나선 형국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야당 추천으로 방통위 차기 상임위원 후보자가 된 고삼석 중앙대 겸임교수에 대한 법제처가 '부적격' 해석을 함에 따라 국회에 후보 재추천을 요구했다. 방통위 측은 "최근 고삼석 상임위원 후보자의 경력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는데 일부 경력이 상임위원 자격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회 재추천 파문은 법정 소송으로 까지 비화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25일 국회와 방통위 등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해 보면 고 교수의 자격요건을 두고 국회 재추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악엔 법정 소송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3기 방통위는 그야말로 극한의 갈등 속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고 교수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학 객원교수와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임명 등)의 조항을 보면 상임위원 자격 조건으로 ▲방송학·언론학·전자공학·통신공학·법률학·경제학·경영학·행정학 그 밖에 방송·언론 및 정보통신 관련분야를 전공한 자로서 대학이나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부교수 이상의 직에 있거나 있었던 자 또는 이에 상당하는 직에 15년 이상 있거나 있었던 자 ▲ 판사·검사 또는 변호사의 직에 15년 이상 있거나 있었던 자 ▲방송·언론 또는 정보통신 그 밖의 관련분야에 관한 경험이 있는 2급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직에 있거나 있었던 자 ▲ 방송·언론 또는 정보통신 관련 단체나 기관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의 직에서 15년 이상 있거나 있었던 자 ▲방송·언론 또는 정보통신 분야의 이용자 보호활동에 1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 교수의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 대학 겸임교수 등의 경력이 5조1항의1 '부교수 이상의 직'과 '이에 상당한 직'에 해당되는 지 등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고 교수를)추천하기 전에 법무법인에 자격요건에 대한 법리 해석을 의뢰했고 문제없다는 답변서까지 가지고 있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아무 문제없이 통과된 특정 상임위원을 두고 자격 요건 운운하면서 법정 소송까지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법무법인에 의뢰한 게 아니라 방통위에 고 교수에 대한 자격요건을 질의했고 방통위에서는 해석에 따라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해 법제처가 유권해석을 내렸고 방통위가 재추천을 의뢰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뒤늦게 불거진 고 교수에 대한 자격논란을 두고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기 방통위 구성마저 늦은 마당에 이번엔 자격논란까지 불거져 이래저래 3기 방통위의 앞날은 안개 속을 걷게 됐다. 한편 고 교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40명 중 217표의 찬성으로 국회 추천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받고 통과된 바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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