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A사는 지난해 9월 미국 바이어와 3만8000만달러 규모 거래의 물꼬를 텄다. 국산차 판매 호조로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부품의 수요가 증가한데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발효로 2.5% 관세까지 철폐된 덕분이었다.
#2. 알로에 음료 생산업체 B사도 한미 FTA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대미 수출이 전년에 비해 91만 달러가 증가한 것. 비결은 한미FTA로 인한 수출 관세 철폐였다. B사는 미국 바이어에게 이 점을 강조해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오는 15일로 발효 2주년을 맞는 한미 FTA가 대미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코트라가 지난 2년간 미국 관세청 수입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인하된 FTA 수혜 품목의 대미 수출은 2년간 28.3% 증가했다. 연평균 13.3% 증가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FTA 비수혜품목의 수출은 7.9%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에 힘입어 미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2011년 2.59%에서 지난해 2.75%로 확대됐다.
이번 조사는 한미FTA가 발효된 2년동안의 대미 수출 성과를 작년 미국의 대한 수입액이 만 달러 이상 품목을 대상으로 FTA 수혜품목(관세인하가 일어난 품목)과 FTA 비수혜품목(관세 0% 품목, 일정기간 관세 인하 유예 품목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이다.
한미FTA 수혜품목의 수출 성과는 경쟁국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이들 품목에 대한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14.7%, 일본 4.8%, 대만은 11%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수출 성과(28.3% 증가)가 경쟁국 대비 우위를 보인 것이다.
실제로 2년간 주요 산업별로도 FTA 수혜품목이 대미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제품의 경우 FTA 수혜품목의 대미 수출이 215.9% 늘어났고 자동차 부품은 (29.3%). 석유화학 (43.3%) 호조를 보였다.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신발 수출도 103.2% 급증했다. 음식료품의 수출도 48.7% 증가했다. 다만 중국산 대상 세이프 가드 조치 종료와 엄격한 원사기준 적용으로 인해 타이어와 의류제품에서는 대미 수출이 각각 9.8%,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혁종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한미 FTA가 어려운 수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이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미국 세관에서 한국산 수입품 원산 검증을 강화하면서 세금 추징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원산지 사후 검증에 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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