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단지 일반분양에 로얄층 등 좋은 동·호수 많이 선봬
조합원-시공사 빠른 마감, 수요자 좋은 물건 분양 받고 서로 윈-윈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최근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이 저층으로만 구성됐다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예전에는 조합(원)이 5층 이상의 로얄층, 조망권이 좋은 동 등 소위 선호도가 높은 동ㆍ호수를 먼저 선점한 뒤 나머지 물량을 일반분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관리처분 시 지분에 따라 조합원들이 먼저 좋은 동호수를 골라가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의 로열층을 일반분양으로 배정시키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분양 예정인 인천 부평구 부평5구역 '래미안 부평'아파트는 조합원 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6층 이상으로 배정됐다.
올해 9월 입주하는 이 아파트는 총 1381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84㎡ 77가구, 114㎡ 47가구 등 124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분양가구수는 적지만 모두 6층 이상으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로열층이다.
이달 말 분양하는 서울 양천구의 '목동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전용면적 59㎡는 대부분 일반분양 몫으로 돌아간다. 총 1081가구 중 전용면적 59㎡ 공급가구수는 162가구. 이 가운데 조합원 신청 물량은 18가구에 불과해 결국 144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배정됐다.
당초 조합원 수가 적고, 기존 조합원들의 대지지분도 커서 일반분양 물량 자체가 많은 데다 조합원들이 대부분 전용면적 85㎡ 이상으로 신청해 로열층 물량이 상당수 배정된다.
이처럼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의 로열층을 일반분양으로 분양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둡다 보니 입지가 좋은 재건축 재개발이라도 조합원 자격을 포기하고 현금으로 받아가는 '현금청산'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포기한 물량이 모두 일반분양 몫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특히 재개발의 경우 한 때 성행했던 '지분 쪼개기' 등이 적어 일반분양 물량 자체가 많아졌고, 일반분양의 상당수가 로열층으로 나온다.
또 최근 1~2년 사이에는 한 개 동(棟)이나 라인 전부를 일반분양으로 돌리거나 조합원들에게 비로열층까지 섞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동ㆍ호수를 배정하고 남은 물량을 내놓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달 분양하는 '마곡 힐스테이트'는 조합원 동ㆍ호수와 일반분양 동ㆍ호수를 분리해 일반분양 아파트에도 로열층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 아파트는 총 603가구로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114㎡ 30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한 시장전문가는 "비선호 층의 물량을 일반분양만으로 배정해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추후 마케팅이나 영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자연스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조합원들은 빠른 분양을, 수요자는 좋은 물건을 분양 받을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으로 이러한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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