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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연간 6000명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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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생존한 가족들이 한 번이라도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면 상봉 규모를 매년 6000명으로 늘려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 정도 규모의 상봉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6000명의 숫자를 제시한 것은 현재 생존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81.5%가 70대 이상의 고령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이산가족 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등록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9264명 중 생존자는 7만1480명뿐이다. 생존자 중 70대 이상 고령자가 81.5%에 이르고 매년 3000~4000명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고령자의 생존연한을 감안한다면 연간 6000명씩, 10년 정도 상봉한다면 최소한 한 번은 상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간 6000명의 가족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고 고령자들이 거동하기 힘든 겨울철 3개월을 제외한 10개월간만 상봉한다고 한다면 월 600명이 상봉할 수 있다.


지난달 20~25일 이뤄진 설계기 이산상봉은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됐는데 1차에서 82명, 2차에서 88명의 신청자가 북측 가족 178명과 88명을 상봉했다. 각각 2박3일간이었다.


매달 600명이 상봉한다면 주당 150명으로 설계기 상봉규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된다.


문제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만 상봉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남과 북의 신청자 가족도 함께 만난다는 점이다. 이번 설계기 상봉 때는 동반가족이 1차 58명, 2차 357명이나 됐다. 여기에 남북 지원 요원까지 합치면 상봉행사에 모이는 인원은 500명에 육박한다.


정부 당국자는 "상봉정례화만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을 만큼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이 시원찮다. 대규모 상봉을 하려면 생사 확인 또한 먼저 대규모로 이뤄져야 한다. 이산가족들은 어렸을 때의 희미한 기억을 바탕으로 주소와 부모형제 이름을 내놓는다. 그동안 행정구역이 자주 바뀌어 주소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력과 자금이 많이 투입돼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그동안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게다가 북한은 남북 주민이 자주 접촉할 경우 예상되는 체제유지 문제를 염려한다.


그렇더라도 상봉규모를 확대하기로 합의만 한다면 이런 것들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 남북이산가족면회소와 외금강호텔, 금강산호텔 등 시설 개보수와 운영유지비를 남측이 부담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상봉 규모 확대는 실무접촉이나 고위접촉에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등 '의도적 도발'을 계속하고 우리 정부의 비핵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채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해 정상회담 가능성이 낮고 따라서 상봉 규모 확대 또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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