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잇따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권에선 이미 강력한 경제 봉쇄와 주요 8개국(G8) 자격 박탈 등 다양한 제재 옵션이 거론되고 있다. 서방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전격 군사작전까지 감행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여론도 비등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미 크림반도에 진주한 러시아 군대를 되돌릴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않다. 한마디로 법보다 주먹을 먼저 앞세운 러시아에 일격을 가할 결정적 한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가장 강력한 무기로 거론되는 것은 경제 제재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미 천연가스 공급 등을 통해 유럽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또 러시아의 막대한 부도 유럽에 상당수 투자된 상태이다. 이로인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봉쇄는 유로존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각오해야한다. 벌써부터 영국을 제외한 상당수 유로존 국가들이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론 최근 불안한 상황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 경제도 제재의 직격탄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세우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쉽사리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군사적 옵션은 더욱이 사용하기 힘들 전망이다.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결은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옵션이다. 러시아에 대한 비판 여론은 비등해도 이를 실력으로 꺽을 카드는 적당치 않다는 것이 국제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때문에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왜 러시아는 더 이상 서방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지난 2일 "러시아로 하여금 대가를 치르게 할 적절한 방법이 없다"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 무관을 지낸 케빈 리얀 예비역 준장의 칼럼을 소개했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크라이나의 친서방화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도 서방국가의 한계를 나름대로 충분히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서방의 압박도 약화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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