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군의 포병 전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군당국이 K-9자주포와 K-55 자주포에서 발사되는 155㎜ 사거리연장탄 개발에 착수하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제7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28일 열고 '155㎜ 사거리연장탄 사업추진 기본전략 수정안'도 의결했다"고 밝혔다.
155mm 사거리연장탄은 K-9, K-55 자주포에서 사용할 탄약이다. 이번 방추위에서는 탄약개발을 위해 투자 형태를 정부투자로 결정했다. 오는 5월 입찰공고, 7월 제안서 평가를 거쳐 9월에 개발업체를 선정해 2019년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K-9자주포에 사용될 155㎜ 사거리연장탄이 개발되면 육군 포병전력의 핵심인 자주포 위력도 한층 높아진다. 한국군은 그동안 포병전력 강화에 노력해왔다. 1970년대 초부터 포병전력의 국산화를 위해 105㎜와 155㎜ 견인포를 국내 생산했다. 이후 1985년에 개발한 K-55 자주포를 처음 만들어 냈다. 약 1000대를 전력화했다.
당시만해도 우리의 포병전력은 북한에 비해 열세였다. 북한군의 포병전력은 규모 뿐만 아니라 기동성이 뛰어났다. 이에 육군은 1987년에 미국의 M109 계열 성능개량 계획을 모델로 삼아 K-55 자주포를 30㎞용과 45㎞용 포신으로 성능 개량도 시도했다. 사단과 군단용으로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K-55자주포가 1985년부터 전력화되고 있었던 만큼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이유로 유보됐다.
이때 개발한 것이 155㎜ 자주포다. K-9자주포는 1989년부터 체계개념연구가 시작돼 약 10년 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99년부터 전력화됐다. 국과연의 주도로 개발된 차세대 자주포는 삼성테크윈ㆍWIAㆍ풍산ㆍ한화ㆍLG정밀 등 100여 개의 업체가 개발에 참가했다. K-9은 오는 2019년까지 1100여 문이 배치돼 우리 군의 주력화포로 운용될 예정이다.
당시 군당국은 세계적 화포발전 추세 우리 포병의 현황을 분석해 155㎜에 52구경장의 포신 채택했다. 특히 화포 자동화의 핵심인 자동방렬 구현을 위해 실제 자주포에 적용될 1대1 크기의 구동장치 실험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K9 자주포는 군단 포병 화력장비로, 포병의 운용개념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온 신개념의 자주포다. K9 자주포는 52구경장 포와 장사정탄을 사용해 기존의 KM109A2(K-55) 자주포에 비해 최대사거리가 24Km에서 40Km 이상으로 증가됐다.
또 대대전술사격지휘체계(Battalion Tactical Command System)와 연동 가능한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와 송탄·장전장치를 갖추고 있어 기동간 사격명령 접수시 1분 이내에 사격이 가능하다. 특히 15초 내에 3발의 급속사격 및 분당 6발의 최대 발사속도로 대량 집중사격이 가능하다.
K-9 자주포는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기술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국산 명품 무기체계 1호로, 전력 기여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 성능을 자랑한다. 또 그 기술력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2001년 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출 협상과 기술협력 요청이 이어지는 등 해외 수출 면에서도 신기원을 이룩했다.
방호력의 측면에서는 고강도 장갑판을 채용하고 있다. 적 포병 화력의 파편이나 중기관총, 대인지뢰 등에 대한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또 화생방전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어 생존성이 향상됐다.
독일은 155㎜ PzH-2000 자주포를 보유하고 있다. 포신의 고각을 순차적으로 내리며 발사해 여러 곳에 포탄이 동시에 떨어지게 하는 TOT 사격의 경우 동시에 5발이 가능하다. 또한 기동 중 30초 이내에 사격자세를 갖추고 1분 동안 8발 사격 후 30초 이내에 철수 준비를 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24시간 이내에 30개의 다른 위치에서 300발 사격과 125㎞를 주행하는 등 9일간 연속 전투 능력을 갖고 있다. 차체의 탄 적재함에 60발의 탄과 포탑 적재함에 288개의 모듈형 장약을 탑재한다. 무게는 55톤으로 최대시속 60㎞를 달릴 수 있고 최대 420㎞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재 독일ㆍ그리스ㆍ이탈리아ㆍ네덜란드에서 운용하고 있다.
영국의 자주포 AS-90는 39구경장 155㎜ 포신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52구경장 포신으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24.7㎞의 사거리를 40㎞까지 늘렸다. 39구경장은 라이언하트(Lion Heart), 52구경장은 브레이브하트(Brave Heart)라 불린다. 차체와 포탑은 다른 재질보다 방호력이 우수한 장갑강판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영국 육군은 52구경장 대신 기존의 39구경장을 사용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그 성능을 인정 받았다. 포탄은 48발 적재가 가능하며 이 중 31발은 포탄 적재함에 적재돼 보조 장치로 승무원의 큰 피로감 없이 탄 장전이 가능하다. 분당 6발을 사격할 수 있고 급속사격 시 10초간 3발 발사가 가능하다.
미국의 주력 자주포는 M109A6다. 일명 팔라딘이라 불린다. 1953년부터 개발돼 1963년에 제식장비로 채용된 M109자주포의 개량형이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야전에 배치됐다. 주한미군도 많이 운용하고 있어 한미연합작전에서 우리의 K-9과 연합작전을 벌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기존형이 34발의 탄약을 수용할 수 있는 반면 M109A6은 39발까지 탑재할 수 있도록 한 포탑 재설계로 차 내 공간이 후방으로 넓혀져 있다. 또한 위치확인 및 표적에 대한 측정정보 등을 디지털화한 포병정보관리시스템과 데이터링크 등이 도입돼 있다. 최고 56㎞의 속도를 낼 수 있고 최고 35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최고 0.5m 높이의 수직 장애물과 1.8m 넓이의 참호를 통과할 수 있다. 수심 1.1m 깊이의 강도 건널 수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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