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 여론조사결과...박근혜 대통령 적극 나설 것 주문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말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이어 지난 22일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등 도발을 감행했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한일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 연구 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이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 직후와 다케시마의 날 행사 직후 1000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일본의 도발에도 한일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국민은 지난해 12월 조사 때의 49.5%보다 5.4%포인트 올라간 54.9%로 나타났다.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응답도 57.8%에서 62.8%로 높아졌다. '한일관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68.3%가 찬성했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 개선 없이는 한일정상회담이 의미가 없다고 밝히며 아베 총리의 태도변화를 요구했지만 과반이 넘는 우리 국민은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는 셈이라고 연구원은 풀이했다.
정상회담 지지자 중 50.9%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정상이 만나야 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 변화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과 달리, 정상회담 지지자의 다수는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했다.
연구원측은 "이는 상당수의 한국인이 과거사 논란으로 한일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향후 일본의 과거사 도발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지속되더라도 한일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각각 46.6%, 44.8%로 과거사와 독도 영유권 주장 때문에 정상회담을 반대한다는 의견(46.6%,50%)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의 실마리가 될 정상회담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정상회담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은 정부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또 미일 안보체제가 강화된다는 가정하에 중국과의 안보협력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79.3%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동북아 내에서 중국의 부상이 지속될 경우 한일 간 안보협력이 필요하다고 본 비율은 지난해 12월(63.9%)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61.7%로 높게 나왔다.
연구원측은 "다수의 한국인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봤다"면서 "한국인은 때에 따라 일본의 군사력 확대를 중국과 공조해서, 또 때에 따라서는 중국의 팽창을 한미일간 공조해서 각각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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