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설 명절 이후 주춤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AI 발생 한 달 동안 AI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던 강원지역에서 야생 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다른 지역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전남 영암, 13일 전북 정읍, 14일 충남 청양, 16일 전북 김제 등 잇따라 AI 의심신고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영암, 정읍, 청양은 모두 고병원성(H5N8형) AI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농림축산식품부가 17일 밝혔다.
김제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7일 고병원성 AI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6번째 AI 의심신고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26일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김제 인근에도 철새가 매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인근 농장과의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 조사되고 있고, 산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살처분을 진행한 농장의 숫자는 188개이다. 매몰 처분된 가금류는 404만2000마리에 이른다. 이에 따른 피해 보상금도 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야생 철새의 위험성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강원도 원주의 원주천에서 수거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H5N8형)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강원과 경북 지역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지역이었는데, 이번 사례에 따라 강원지역 가금류 농장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AI가 수그러들지 않고, 지속되면서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동안 AI가 소강상태를 보인 영향으로 방역당국과 농장주들의 방역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차관보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 3km 이내 위험지역 이내의 예방적 살처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수평이동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와 성과는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AI 방역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방역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가축방역협의회를 연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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