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검찰, 신뢰 치명타 입나?…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민변 "증거조작, 검찰이 몰랐을 리 없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간첩활동 혐의로 서울시 공무원을 기소해 재판에 넘긴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유서대필 사건으로 기소돼 23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은 강기훈씨의 재판이 하루 전날 열린데 이어 부실·조작 증거 의혹이 또 다시 고개를 들면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검찰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간첩활동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사라지게 돼 검찰의 공소사실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인 유우성(34)씨의 출입경 기록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판명났다고 14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해 1월 간첩활동 혐의를 받고 긴급체포됐고 한달 후인 2월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1심에서 유씨는 간첩 혐의 관련 무죄판결을 받았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 도중 유씨가 북한에 드나들었다는 증거로 중국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국 기록을 제출했다. 검찰 제출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27일 오전 11시16분께 북한에 들어가 그해 6월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유씨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려 북한에 간 적은 있지만 검찰이 제시한 기록과는 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이는 변호인단이 제출한 기록과도 배치됐다.


민변은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출입경 관련 문서를 중국 영사관에 보내 사실조회를 한 결과 "모두 위조문서"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한 일체 서류가 가짜라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수사과정에서 유씨가 "국정원에서 처음 조사를 받을 때 본인에게 확인시킨 문서와 검찰이 이번에 증거로 제출한 문서가 다르다"고 말해 재차 이를 확인했지만 검찰은 관련 주장을 부인해왔다. 오히려 재판부에 "공식 절차를 통하진 않았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문서가 맞다"는 의견까지 냈다.


변호인단은 "재판 진행과정에서 여러 차례 확인을 요청하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 때마다 검찰은 석연치 않은 설명으로 빠져나가려 했다"며 "검찰이 증거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 유씨를 체포해 조사를 벌인 국정원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유씨 증언에 따르면 국정원이 출입경 날짜와 시간 등이 잘못된 기록을 자신에게 보여줬고, 이는 초반부터 이미 증거조작이 계획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출입경 기록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달 28일 중국 공안에서 근무했다는 조선족에 대한 증인신청을 해놓은 상태지만, 직접 서류를 발급받은 사람을 신문하게 해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은 묵살했다.


이번 증거조작을 놓고 중국 정부가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외교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검찰과 국정원이 함께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중국 영사관은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위조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달라고"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중국 측은 이번 위조에 연루된 기관 또는 사람이 밝혀질 경우 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이와 관련해 "영사관에서 보낸 팩스가 법원에 도착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으로 증거조사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