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34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5년전 퇴직한 권혁우씨(62세)는 컴맹이었다. 재취업을 결심한 끝에 7개월만에 컴퓨터활용능력 1급을 따냈다. 권씨는 이어 상의 IT 플러스 레벨4, 상의 정보활용능력 인증서 상급까지 인터넷분야 'i4'라는 자격증 4종을 모두 취득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30년 직장경험과 자격증에 반해 그를 정보화교실 강사로 채용했다.
중장년 취업준비생들이 각종 시험에 응시하면서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자격증 응시 인원이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이른바 3대 자격증인 '컴퓨터활용능력', '무역영어', '한자' 등 자격평가시험의 지난해 응시인원이 67만8천명으로 전년(60만5천명)대비 12.1%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응시자의 평균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의 접수인원 평균연령은 2008년 24.6세에서 지난해 26.3세까지 올랐다. 대한상의는 20대 취업 준비생들은 물론, 재취업에 도전하는 은퇴자와 이직 준비생들에게도 자격증이 기본 취직 스펙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본적인 업무자질은 자격증으로 대체하겠다는게 취업준비생의 생각"이라며 "기업들도 자격소지자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활용능력 같은 국가기술 자격시험의 경우, 공무원 임용승진 시 가산점을 적용 받으며 학위 취득을 위한 학점 인정, 전문대학 특별전형 응시기회 부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에 응시한 인원만 63만5000명에 이른다.
박종갑 대한상의 자격평가사업단장은 "자격증 인기가 시들지 않았냐는 우려가 있지만 취업시장이 얼어 붙을수록 오히려 자격증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3대 취업자격 종목 이외에도 스마트앱마스터 등 신규자격 개발을 통해 산업계와 구직자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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