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남북은 5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는다. 이번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북한의 의사가 분명히 확인된다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 교류의 물꼬가 터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주목된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갖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시기, 상봉단 숙소 등을 협의한다. 이번 실무접촉에서는 우리 정부가 이달 17∼22일로 제시한 상봉 행사 개최 시기에 대해 북한이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측에서 90~100명이 북한으로 가서 가족을 만나기로 이미 합의됐다”면서 “대부분 80~90세의 고령자인 만큼 조속한 상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무 접촉에서는 상봉단 숙소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라면서 “북한 측은 현대아산의 직원 숙소나 해상호텔을 쓸 것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우리 측은 금강산 호텔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측은 이 호텔의 시설을 점검한 것으로 안다”면서 “냉난방시설의 배수작업을 한 만큼 메인 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 측이 준비 부족과 우리 측의 군사훈련을 이유로 순연을 제안할 수도 있고, 화상 상봉이나 추가 상봉을 제안할 수도 있는 만큼 실무접촉을 해봐야 상봉 전망을 확실히 알 수 있다”면서 “합의서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리가 제시한 상봉행사 시기를 수용하는 대신 한미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3월 이후로 상봉행사 시기를 늦추자고 제안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실무접촉에 앞서 이날 북한의 예상 입장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준비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에 앞서 4일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우리 측은 지난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논의 때와 같이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과 송혜진·김성근 한적 실행위원 등 3명의 명단을 이날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북측에 보냈다.
북한도 지난해 실무접촉 당시 수석대표를 맡은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을 비롯해 김영철·리강호 등 3명의 대표단 명단을 이날 오후 우리 측에 통보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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