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병원성 AI 13곳 확진 판정
바이러스 잠복기 7~21일, 설연휴 大이동후 이달중순 증상 나타날 듯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8일째 지속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기세는 이달 중순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기준 AI 의심 신고가 총 20건이고 이 가운데 13건은 고병원성으로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나머지 7곳 중 3곳은 음성판정, 4곳은 정밀 검사가 진행중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1~2일 양일간 접수된 의심신고 4건 가운데 부산 강서와 전북 정읍은 고병원성 AI와는 다소 차이가 있고, 충북 진천과 충북 음성은 고병원성 AI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살처분 규모는 115개 농장 263만8000마리다. 야생철새는 172건이 검사 의뢰돼 18건에서 양성이 확진됐고 103건은 음성으로 판명됐다. 설 명절에도 AI 의심 신고는 이어졌다. 설 명절 전국 규모의 차량 이동으로 AI 바이러스 수평이동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AI 바이러스 잠복기는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21일이다. 때문에 설 명절 기간 동안 이동한 바이러스가 잠복기를 거쳐 이달 중순 증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를 계기로 AI 확산세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AI 발생을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총 네차례 AI 유행이 있었고 100일 이상 지속된 사례는 3번이다. 또 AI는 대개 11~12월 시작돼 3~5월에 마무리됐다. 남쪽으로 내려왔던 철새들이 모두 추운 지방으로 북상한 뒤 최종적으로 AI가 종식되는 식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AI도 3~5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AI 발병 초기 두 차례 '일시 이동제한(Standstill)'을 실시하면서 강력 대응했지만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지금까지 AI 진행상황을 평가한다면 '산발적 발생'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향후에도 산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농장 단계에서 잘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AI가 발생한 경우에는 빠른 신고를 통해 방역대를 설치하고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막는 것이 AI 조기종식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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