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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보걸 "주변국 과민반응이 일본 우경화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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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평전' 출간 기념 내한..보걸 교수 "일본은 군사대국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에즈라 보걸 "주변국 과민반응이 일본 우경화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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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개인적으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게는 신사참배를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이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일본에 개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또 양국이 일본 내 상황을 두고 '우익 편향'이라고 몰아붙이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일본이 방어체제에 나선 측면이 있다."

세계적인 동아시아 전문가 에즈라 보걸(사진)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흐름을 두고 오히려 주변국들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각 국 사이에 얽힌 오해를 풀려면 한중 지도자가 나서서 일본 지도자를 만나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과의 회담을 지속하지 않고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상황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 일본은 군사대국이 되고 싶은 열망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 중국과 한국이 일본 내 상황을 가지고 '우익화되고 있다'고 몰아붙이면 군사적 충돌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헌법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자민당 활동목표 수정 등의 최근 일본 정치권 내부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국들이 일본과 대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에즈라 보걸 교수는 저서 '덩샤오핑 평전'이 한국에 출간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방한했다. '덩샤오핑 평전'은 2011년 미국에서 먼저 출간됐으며, 중국에서는 톈안문 사태를 다룬 2개 장을 축소한 뒤 2013년에 출간됐다.


21일 오전 서울 중국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걸 교수는 "검열을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서 먼저 책을 발매했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중국 독자들이 검열된 책을 보고 '왜 홍콩판과 다르냐'고 지적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에서 검열된 부분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톈안문 사건과 관련된 생존자들의 이름을 삭제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출간된 책 중에서는 가장 톈안문 사건을 자세히 다뤘다"는 게 그의 말이다.


평전은 총 6부에 걸쳐 덩샤오핑을 조명한다. 정부 인사, 역사 연구자, 가족, 주변 인물 등과의 인터뷰와 지금까지 그와 관련된 각종 문서를 통해 덩샤오핑의 삶을 조명한다. "덩샤오핑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로 유명한데, 개방은 했지만 국유기업은 민영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유기업이 많은 권한을 갖게 돼 과잉생산을 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중국 전역을 관리, 감독하기 위해서 지방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들을 뽑아 경제발전을 이룩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방 관리들의 특권남용, 부패 등이 문제가 돼 덩샤오핑이 이들을 압박하게 됐다."


한-중-일에 대한 비교 평가도 이어졌다.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살아남을 능력이 되고, 한국에도 삼성과 현대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있지만 중국에는 없다. 중국 기업들은 혁신을 주도하지 않았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게 보걸 교수의 평가다.


현재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여전히 교육, 치안, 의료체계 등의 분야에서 강하며, 특히 제조업의 품질이 훌륭하다. 하지만 경제만은 부진한 모습이다. 일본 기업들이 몸집이 커지면서 프로세스가 느려지고 투자에 너무 신중해진 것이 원인이 아닐까. 삼성은 아직도 가족 지배 체제이지만 더 과감하고 빠른 결정을 내린다. 일본은 창의적인 혁신이나 창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덩샤오핑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질문이 나왔다. 보걸 교수는 앞서 지난 2011년 고려대 김병국 교수와 함께 '박정희 시대'라는 책도 펴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보다 덩샤오핑이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을 때 이점이 더 많았다. 74세의 나이에 12년의 군생활, 2년간의 외교정책 분야 활동, 재무부 수장 등 경험이 많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지식인들이 자유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국가의 경제발전을 이룩하게 했다. 이 부분을 간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동아시아 관계에 대한 전망을 묻자 "앞으로 2년 안에는 중국과 일본의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014년 중국과 일본 간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갈등을 회피하려 하지만 그게 잘 안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화해무드는 힘들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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