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한국과 스위스는 경제와 정치분야에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두 나라 정상이 역설했다. 아시아ㆍ유럽의 대표적 혁신국인 두 나라의 장점을 더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북한 비핵화를 포함해 지구촌 평화에 함께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연방재무부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뜻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과 국가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 창조경제의 든든한 파트너로 협력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朴대통령 "북한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 = 두 정상의 대화에선 경제분야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며 "4자회담 혹은 6자회담에 여러 지원을 해왔는데 그런 주선 역할을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선 더 강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든가 할 때마다 강력히 규탄했고, 국제사회가 규탄할 때도 강력히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는 북한과 대화채널을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동시에 (북한과)대화 창구를 유지하겠다. 결정적 순간이 온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하도록 하는 데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르크할터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혁신국" = 한국과 스위스 모두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혁신성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에서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된다는 데도 두 정상의 인식은 같았다.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한국의 역동성과 전통의 결합, 사회적 협력분야에 관심을 보였고, 박 대통령은 스위스의 우수한 기초과학ㆍ강소기업ㆍ인재양성 시스템에 관심을 표하며 시너지효과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가장 앞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유수 기업들이 첨단 제품을 내놨을 때 테스트베드(시험무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스위스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했다.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아태 국가와 대외 관계의 폭을 넓혀가고 싶다"고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후 협정서명식을 통해 사회ㆍ경제ㆍ교육 등 분야에서 7개 협정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 기관 간 5개 양해각서를 포함해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총 12개 중요 합의문서가 채택됐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제도적 협력 기반을 마련해 실질적 협력을 촉진키로 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른(스위스)=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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