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세계최초 우리가 먼저다" 기싸움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이동통신업계의 데이터 속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2배 빠른 속도를 내세운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가 등장한 지 6개월 만에 ‘4배 빠른 LTE-A’ 기술까지 나왔다. 서로 세계 최초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신경전도 뜨겁다.
SK텔레콤은 20일 세계 최초로 4배 빠른 속도의 LTE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날 “1개 광대역(20㎒) 주파수와 2개의 10㎒ 주파수 등 총 3개 대역 주파수를 묶어 300Mbps까지 낼 수 있는 ‘3밴드 LTE-A’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800M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때 3G는 약 7분24초, LTE는 약 1분25초, LTE-A는 43초가 소요되지만 300Mbps 속도를 내는 3밴드 LTE-A는 22초면 된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도 “세계 최초로 3개 주파수를 묶은 ‘3밴드 LTE-A’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며 맞받았다. LG유플러스는 “40㎒ 폭의 2.6㎓ 광대역 주파수 대역과 20㎒ 폭의 800㎒ LTE 전국망 대역, 20㎒ 폭의 LTE-A망인 2.1㎓ 대역을 묶어 총 80㎒ 폭에서 최대 300Mbps 속도까지 내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KT도 보도자료를 통해 “최고 속도 300Mbps로 4배 빠른 20㎒+20㎒ 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LTE-A 상용화에 나섰다. LTE의 속도는 최대 75Mbps지만, 각각 다른 대역의 두 주파수를 하나로 묶어 최대 150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주파수 혼간섭 문제로 LTE-A가 늦었던 KT가 반격에 나섰다. KT는 8월 말 주파수 경매에서 인접대역을 따낸 것을 계기로 광대역LTE 서비스를 실시했다.
올해 들어 이통 3사는 20㎒ 폭의 광대역 LTE망에 10㎒ 주파수를 묶은 ‘3배 빠른 광대역 LTE-A’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앞서 14일에는 SK텔레콤과 KT 간에 누가 ‘국내 최초냐’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KT가 “최대 속도 225Mbps의 3배 빠른 광대역 LTE-A 상용망 시범 서비스를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국내 최초로 시작한다”고 밝히자, 즉각 SK텔레콤이 “이미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에 '20㎒+10㎒' 주파수 묶음 기술을 선보였기 때문에 KT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받아쳤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용화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더욱 빨라진 LTE-A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통 3사의 설명이지만, 아직 주파수 기술을 지원하는 칩셋이나 단말기조차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상용망 시범 서비스를 한다고 해 봤자 당장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체험할 부분이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기에 결국 브랜드 파워에 목숨을 건 이통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반기부터 단말기가 출시돼 상용화된다고 해도 300Mbps의 이론적 최고속도가 실제로도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지금 이통사가 제공하는 LTE-A 역시 2배 빠른 150Mbps까지 속도가 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고, 보통 40~50Mbps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이통 3사 통신품질 조사평가에서 LTE-A의 평균속도는 47.2Mbps였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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