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얼굴이 유난히 붉어진다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겨울철만 되면 유난히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안면홍조' 환자들이다. 겨울에는 급격한 온도차나 난방기의 뜨거운 바람 탓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만큼,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안면홍조는 피부 혈관 이상으로 남보다 더 쉽게 얼굴이 붉어지고 오래 지속된다. 홍조 증상이 유독 얼굴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른 부위보다 얼굴, 특히 양 볼에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고개를 숙였다가 들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되기도 한다.

안면홍조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피부 혈관은 자율신경의 조절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데,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혈관이 늘어나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호르몬의 변화도 원인이 된다. 중년 여성은 폐경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의 직접적인 자극, 장시간 자외선 노출, 스테로이드 연고제 남용 등이 안면홍조로 이어질 때도 있다. 특히 겨울에는 실내외 기온 차, 뜨거운 음식, 난방기 등 안면홍조를 일으키는 요인이 많아진다.

이원신 웰스피부과 원장은 "안면홍조를 방치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줄어드는 증상이 자주 반복되면 혈관이 늘어나면서 작은 자극에도 더 쉽게 얼굴이 붉어질 수 있다"며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보통 사람보다 더 쉽게, 더 오래 지속된다면 안면홍조를 의심해보고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만약 안면홍조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생활 속에서 악화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겨울철 바깥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갈 때 미리 손바닥으로 볼을 가볍게 비벼서 얼굴 피부온도를 높여주면 도움이 된다.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고, 너무 뜨거운 음식도 피한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쉽게 늘어나는 만큼 과음은 금물이다.

안면홍조가 심한 경우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 안면홍조가 있으면 혈관이 늘어나 피부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혈관이 더 확장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이 때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먹고 피부에 발라준다. 다만 내복약이나 연고제의 경우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 혈관 벽을 얇게 만들어 모세혈관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다.

이원신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은 후 안면홍조가 심하게 나타나면 심리상담을 받거나 교감신경 자극을 억제하는 약, 항우울제 등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면서 "약물치료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단시간에 완치되기는 힘든 만큼 최소 6개월 이상 장기간에 걸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늘어난 혈관을 직접 줄여주는 방법도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