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이문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16일 오후 6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YH사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으로 고려대 교수직을 수차례 해직당하고 세 번에 걸쳐 4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1965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교정에 난입했을 때 항의문을 작성해 낭독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어린 시절에 부친과 교회로부터 ‘비폭력’과 ‘최소’라는 신념을 배운 고인은 지난 2008년 출간한 회고록 ‘겁 많은 자의 용기’에서 자신을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를 고집하는 최소주의자”라고 일컫기도 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을 하라며 찾아온 형사에게 “일본 법에 창씨개명하라고 어디 적혀 있느냐”고 말했던 고인의 아버지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또한 ‘민주주의의 적’과 맞섰던 시절의 고난에 대해서도 “나는 응당 해야 할 최소한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하기도 했다.
고인은 1992년 고려대 명예교수에서 물러난 뒤 경기대 대학원장,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아태재단) 이사장, 함석헌 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저술과 강의 활동을 이어왔다.
저서로는 ‘자전적 행정학’, ‘논어’, ‘맹자와 행정학’, ‘인간 종교 국가’, ‘협력형 통치’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이며 발인은 20일 오전 6시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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