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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文 복지부 장관의 앵무새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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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文 복지부 장관의 앵무새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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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발화지점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소화기를 겨눈다면 진화가 될까. 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간담회는 이 같은 질문을 되뇔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문 장관은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 원격의료,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 대한의사협회 파업 예고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일관되게 '대화를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정부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언제든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장관이 예정에도 없던 간담회를 긴급하게 마련한 자리치고는 알맹이가 빠진 정치적 수사(修辭)인 데다 기존 입장의 재탕·삼탕이라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렵다.

문 장관이 지난해 12월 장관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던 기초연금 문제가 대표적이다. 문 장관은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반대가 많은 것이냐는 물음에 "주위 사람들과 기초연금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너무 어렵다고 한다. 국민에게 기초연금의 필요성과 입법 취지 설명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해명했다.


7월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국회 계류 중인 법 통과가 우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국민에게 정부의 취지나 제도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먼저다. 이와 별도로 국회 설득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말 당장 총파업 예고를 하고 있는 의협의 요구와 관련해서도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협의체를 통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논의하는 것이 발전적인 해결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원격의료와 영리법인 원전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협은 "예정대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문 장관의 '대화' 제안이 먹힐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진정성 없는 자세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대화하자'는 말만 되풀이하는 안일한 발상이 소통이라는 기적을 일으키기는 불가능한 법이다. 혹여라도 문 장관이 '대화에 최선을 다했다'고 위안을 삼는다면 꼬인 실타래를 풀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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