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BOJ 총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금융시장 영향력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글로벌 투자자들이 ‘돈방석’에서 연초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값싼 자금’으로 쏠쏠한 투자 수익을 올린 덕분이다. 선진국 주식시장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으로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면서 두 자리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금융시장은 각국 중앙은행의 말 한마디에 롤러코스트를 타며 ‘버냉키 쇼크’와 ‘드라기 효과’, ‘옐런 효과’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올해 금융시장의 열쇠는 누가 쥐고 있을까?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투자 성패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부터 경기부양책인 채권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상당 줄이더라도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당분간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은 주식과 채권시장에 효과를 발휘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52차례나 신고가 행진을 기록했고,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지수도 30%나 치솟았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57% 급등하며 1972년 이후 연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유럽 주식도 마찬가지다. 독일 DAX지수가 25% 뛰었고, 프랑스의 CAC40지수는 18%, 스페인의 IBEX35지수는 21% 상승했다.
반면,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은 가파르게 올랐다. FRB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10년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3%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2년 1.759%에서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투자자들이 국채 투매에 나선 탓이다.
하지만 채권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으로 국채 수익은 여전히 쏠쏠할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 소재 투자회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제이미 스튜어드 펀드매니저는 “중앙은행은 국채을 매입하는 가장 중요한 매수자가 됐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티커스리서치파트너스(Strategas Research Partners)의 제이슨 트레네르트 최고투자책임자도 중앙은행의 압력이 다른 요소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특히 FRB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도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제자리인 만큼 더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가 양적완화는 글로벌 주식시장을 띄우고 채권수익률을 비교적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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