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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양적완화 축소 개시결정…국내외 금융시장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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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때 되긴 됐다"…안개 걷혀 일단 반색

내년 100억~150억달러 단계 축소…저금리 기조 유지 입장도 재확인
장기적 통화정책에 시장신뢰 높여…"국내증시 호재지만 상승폭은 제한적"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김유리 기자, 이현우 기자]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양적완화(QE) 축소 개시 결정을 18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버냉키 의장은 2시간이 넘는 마라톤 기자회견을 통해 QE 축소 결정의 배경, 향후 과제 및 일정 등에 대해 세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시장의 오해와 과민 반응을 최소화하려는 배려인 셈이다.

◆불안감 잠재우기= 버냉키 의장은 향후 출구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이 첫 번째로 강조한 대목이 미국 경제가 건실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번 결정이 미국 경제 회복 기조를 확인하고 내린 결정임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경제지표들은 노동시장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높여줬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은 비농업 부문에서 매달 20만개 안팎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실업률도 7.0%로 하락한 상태다. 다른 경제 지수가 다소 불안해도 고용지표의 강한 상승세가 이를 충분히 보완할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동안 FRB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인플레이션이었다. FRB는 출구전략 진입을 충족시키는 기대 목표치를 2.5%로 제시했지만 현실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버냉키 의장도 "이 문제는 상당히 우려스러우며 해결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결국 장기적으론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 입장을 견지했다.

버냉키 의장은 향후 출구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열리는 8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서히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100억~150억달러 안팎의 소규모 축소를 통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물론 "지표가 나빠지면 이를 중단할 수 있다"면서 무리한 출구전략을 쓰지 않을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저금리 기조 유지에 대한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FRB의 자산매입 축소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해왔다. QE 규모는 서서히 줄여가겠지만 단기 정책금리는 계속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는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는 단기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물러나도 FRB의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번 (QE 축소) 결정 과정에서 차기 의장 지명자인 재닛 옐런 부의장과 충분히 협의를 했고, 그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후임자인 옐런 지명자도 이날 발표된 기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지하고 있음을 강조, 장기적 통화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개 걷혔지만 '랠리'는 없다?…외국인 움직임 '주목'=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라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조기 금리인상 우려도 함께 잠재운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국내증시에 분명 호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주요 수급주체인 외국인의 매수가 올 하반기처럼 강해질 가능성은 적어 보여서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 대비 엔화환율이 104엔대까지 내려가면서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졌고, 원·달러 환율 역시 1050원대에서 지지가 계속되며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인은 투자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고 기관은 더 이상 투입할 만한 자금 여유가 없어 많이 올라야 연말에 2000선 정도를 회복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연말까지 국내주식을 추가로 대량 매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 경기 상향 신호가 확인되면 내년 전체로 10조~12조원 정도 한국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부터는 살아날 경기에 주목한다면 정보기술(IT), 조선, 자동차, 화학 등의 경기민감주들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 이슈에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1분기까지는 IT·유틸리티 등 저평가 섹터가 대응하기에 좋을 것으로 봤다. 금리 상승 수혜주이며 최근 기술적 조정을 거친 보험 섹터 역시 단기 대응에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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