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으로 KTX운행 횟수 감소…서울 출퇴근길 발동동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세종시 정부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김모씨(47세)는 최근 불편함을 더욱 크게 느낀다. 현지에 집을 구하지 못해 서울에서 KTX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철도노조 파업으로 평소보다 열차 운행 횟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버스로는 시간이 많이 걸려 KTX로 출퇴근하는데 배차간격이 길어지는 바람에 너무 불편하다"며 "날도 추운데 언제까지 파업이 계속될지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역대 최장기록을 돌파한 후 열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과 세종시 정부청사와 혁신도시 등을 '광역 출퇴근'하는 이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KTX가 감축 운행되기 시작한 여파다.
1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현재 세종시 정부청사 직원들이 이용하는 오송역의 경우 상행선은 하루 35회에서 31회로 4회 줄었다. 하행선은 36회에서 28회로 8회나 감축 운행 중이다.
오송역은 하행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이 오전 8시31분 도착 이후 시간대여서 출근 혼잡은 크게 없는 상황이지만 상행은 퇴근시간대인 오후 5시6분과 8시39분 열차가 운행하지 않아 퇴근길에 나서는 이들로서는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대전역도 상행 11회, 하행 10회가 줄어들었다. 천안아산역 역시 상행 6회, 하행 2회 감축 운행되고 있다.
이에 당장 멀리 출퇴근을 해야하는 공무원이나 업무 차 서울을 자주 이동하는 직원들은 철도파업에 따른 불편을 체감하고 있다. 평촌에서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박모씨는 "세종시는 아직 공사현장이 많고 도로상황이 좋지 않아 버스나 자가용으로 오가기에는 불편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KTX를 이용하고 있다"며 "파업이 길어지며 감축운행이 계속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 13일부터 2차로 이전하는 공무원들의 체감고통지수는 더욱 크다. 추가 이전 공무원들로 인해 전세수요가 급증, 선뜻 집을 구할 수 없어 낯선 곳을 오가야 하는 이들로서는 통근버스를 놓친 후 드문드문 있는 KTX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서다.
또 다른 공무원 성모씨도 "오송으로 내려갈 때는 운행차량이 그대로여서 잘 못느끼지만 퇴근시간대 열차가 운행이 줄어들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추가로 감축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불안하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정부 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수는 하루 평균 225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아산)은 세종시 청사관리소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수도권에서 1187명, 대전권에서 1064명이 '광역 출퇴근'을 하는 셈이다. 이 수치는 2차 이전 공무원을 제외한 것이어서 6개 부처가 이전을 완료되는 이달 말부터는 외부 출퇴근 인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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