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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보다 체력"…삼성생명, 경영전략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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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甲年改革


"체격보다 체력"…삼성생명, 경영전략 바꾼다 ▲ 김창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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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삼성생명이 자산불리기 등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확보 등 내실을 강화하는 데 내년도 경영전략의 핵심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최근 3~4년간 삼성생명이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다소 소홀했다는 자기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성생명 고위 관계자는 16일 "최근 몇년간 글로벌화에 집중하면서 외적 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지만, 그에 상응하는 실속 챙기기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그동안 펼쳐왔던 외형 위주의 경영전략이 조만간 내실 위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신임 사장에 대한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업무보고가 끝나면 내부 회의를 거쳐 이같은 방침이 확정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의 최근 3~4년간 외형 확대 전략은 여러 부분에서 확인된다. 우선 보험사의 매출을 의미하는 수입보험료(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총액)가 크게 늘어났다. 수년간 20조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수입보험료는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30조7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했다. 2011회계연도(22조8600억원) 대비 무려 34% 증가했다. 총 자산 또한 161조원에서 16% 증가해 186조원으로 늘어났다.

다음은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저금리 기조로 교보 한화 등이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할 때도 삼성생명은 이를 중단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2012회계연도에 무려 5조2400억원 어치의 즉시연금을 판매했다. 이는 한화생명(1조8600억원)의 2.8배, 교보생명(9900억원)의 5.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생명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할 수 있는 여력도 있기 때문이었지만 그만큼 역마진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상품 포트폴리오에서도 변화가 왔다. 삼성생명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2011회계연도 42%에서 2012회계연도 61%로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장성 보험 비중은 58%에서 39%로 낮아졌다.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비교적 판매가 수월한 저축성 보험에 기울면서 보험회사 성장성의 핵심인 보장성 보험의 무게가 줄어든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생명보험업계 부동의 1위 삼성생명의 수익성은 외형과 견줘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2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9804억원을 기록해 전년(9484억원) 대비 3%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 또한 1조610억원에서 1조2050억원으로 13% 늘었지만, 외형성장 규모와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2013회계연도 상반기(2013년 4월~9월) 총 자산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 늘어난 188조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줄어든 4685억원을 나타냈다.


최근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김창수 사장도 내실 위주의 영업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외형 성장만으로는 더 이상 보험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걸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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