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시정조치 요건 강화 등 증권사 M&A 활성화 방안 발표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앞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증권사를 인수한 증권사에 개인연금신탁 업무가 허용된다. 증권사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또 적기시정 조치 기준을 강화하는 등 규제 강화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증권사 M&A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과도한 수수료 경쟁 등으로 증권업계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M&A 등 증권사의 구조조정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많았지만 금융당국이 이와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안은 크게 M&A를 추진한 증권사에 대한 인센티브와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에 대한 규제강화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500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 증가하는 대형 M&A를 추진한 증권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자기자본 요건을 '3조원 이상'에서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해 적용하게 된다. 기업대출, 프라임브로커 서비스 등 본격적인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는 요건이 완화되는 것이다.
두번째로 자기자본이 1000억~3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연금저축신탁) 업무를 허용할 생각이다. 현재 증권사에 허용되고 있지 않은 업무를 새롭게 열어주게 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자기자본이 500억~1500억원 이상 증가하는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는 운용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업 겸영을 허용해줄 방침이다.
단 사모펀드 운용업 겸영은 3년간 한시적으로 M&A 추진 증권사에 우선 허용한 후 3년 뒤부터는 모든 증권사에 원칙적으로 겸영을 허용하게 된다. 이와 달리 연금저축신탁의 경우 시한을 정해두지 않고 M&A를 추진한 증권사에 대해서만 업무를 허용해줄 생각이다.
이렇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경영실적이 부진하고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증권회사에 대해서는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유도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레버리지비율(총자산/자기자본×100)이 900%이상인 증권사에 대해 '경영개선권고'를 할 수 있도록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할 생각이다. 또 2년 연속 적자에 레버리지비율이 1100%를 넘게 되면 이보다 강력한 조치인 '경영개선요구'를 하도록 규정을 개선하게 된다. 적자를 내면서도 자기자본 대비 외부차입비중이 높아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증권사에 칼을 들겠다는 얘기다.
적자여부는 2014년부터 적용하고, 레버리지비율 기준은 2016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신설기준에 의한 첫 번째 적기시정조치가 2016년 초에 나오게 된다는 의미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권회사간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으로써 앞으로 증권회사 구조조정과 경영개선 노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관련 법규 개정을 신속히 추진해 내년 2분기나 하반기 중에 M&A 활성화 방안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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