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국 자동차업체인 GM이 유럽지역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키로 하며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철수설의 근원지였던 한국GM 군산공장이 이번에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럽 현지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차종의 90% 상당을 한국GM 군산공장이 생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철수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6일 한국GM에 따르면 GM은 2016년부터 유럽지역에서 쉐보레를 철수하고 오펠, 복스홀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키로 했다고 5일 발표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쉐보레 브랜드는 콜벳 등 일부 상징모델만 판매한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에서는 그대로 브랜드를 유지한다. 이와 별도로 캐딜락은 현지에서 신제품을 출시키로 하는 등 향후 3년에 걸쳐 유통망을 강화하고 확대키로 했다.
철수 결정의 후폭풍은 한국GM에 그대로 몰아칠 전망이다. 현재 서유럽과 동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쉐보레 제품 라인업의 90% 상당을 한국에서 생산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GM이 만든 완성차 18만6000대가 유럽으로 수출됐다. 이에 따라 유럽 수출이 중단되면 앞으로 2년간 생산량이 24%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차세대 크루즈 생산기지에서 제외되며 철수설의 중심에 섰던 군산공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에 수출되는 차종 위주로 생산하는 군산공장은 올 들어 생산물량이 급감하며 최근 몇달간 월 가동일이 한 달의 절반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사가 함께 협의회를 구성하고, 주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한국GM 관계자는 "경영진이 이 같은 본사의 방침을 노동조합에 전달하고 생산물량 조정, 고용유지 등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며 "유럽에서 쉐보레의 점유율이 8년째 1%에 머물고 누적적자가 심화된 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단계적으로 철수하게 되는 현지 판매법인은 30여개로 파악된다.
철수결정이 전해진 한국GM 내부는 어수선한 상태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공식 발표에 이어 즉각적으로 최고경영자 메시지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구조조정 등에 내한 논란은 쉽사리 꺼지지 않고 있다.
호샤 사장은 CEO메시지를 통해 "수익성이 없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비용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한국GM의 장기적 경쟁력,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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