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5일 "한국이 노동시장과 서비스시장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면 급격한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10년간 3.5~4%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F 총재로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에 대해 "정교하게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도 "한국에서는 대규모 자금 유출이 있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한국의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강하다'고 분석했지만 노동시장과 서비스시장에 대해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은 회복력과 자생력을 보여줬지만 노동시장과 서비스시장에 개혁이 필요하다"며 "노동시장은 특히 여성인력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에는 보다 포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비정규직 또는 임시직인 근로자들이 고용안정성을 보장받고 직업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비스업에 대해서도 "현재는 제조업보다 많이 뒤처져있다"며 "지난 시간 동안 있었던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면 10년 동안 연 3.5~4% 성장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취약한 신흥국으로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꼽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들 국가는 정책을 통해 자금을 유입받은 국가"라며 "장기적으로 금융수단 혹은 정책들이 거둬들여지면서 투자자들은 보다 안정된 곳을 찾아가면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이들 국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곧 미국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있을 것이고 이후 유럽에서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취약성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스페인은 그동안 은행 부문이 좀 더 견실하고 건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며 "포르투갈, 아일랜드 역시 여러 희생을 통해 국가경제위기를 타개하고자 노력했고 수출이 늘고 실업률이 줄어들려고 하는 등 마침내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MF는 이들 국가에 대한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하고 자금 확충, 재무구조조정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은행부문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유럽시장에 대한 신뢰를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자리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선물한 머플러를 착용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한국일정을 끝으로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 국가인 미얀마로 떠난다. 이곳에서 기술훈련지원, 주변국과의 기술협력 지원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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