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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호기심이 역사적 발명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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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호기심이 역사적 발명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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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언론인이면서 학자인 게어하르트 프라우제(Gerhart Frause)는 그의 저서 '천재들의 학교생활'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9명의 절반 이상은 학교성적이 열등하거나 낙제를 겨우 면했고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인슈타인ㆍ에디슨ㆍ노벨ㆍ마크 트웨인 등의 발명가들은 잘 알려진 '문제아'였다.


유명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았고 난독증에 시달린 학습지진아였으며 고2 때는 자퇴를 했다. 피아노 소리가 왜 나는지 알고 싶어 피아노 속에 들어갔던 엉뚱한 소년이었다. 그의 유년시절의 강력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그가 만들어내는 영화마다 현실화되며 끊임없이 반영되고 있다.

지난 3월 잭 안드라카(Jack Andraka)란 15세 소년은 췌장암의 바이오마커인 메소텔린을 검출하는 여과지를 발명해 췌장암 초기 진단비를 기존의 방법보다 2만6000배나 낮추게 됐다. 이 여과지는 장당 3센트, 우리 돈으로 35원에 머문다. 이는 폐암은 물론 난소암 진단에도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러나 안드라카가 이 실험을 위해 관련연구가들 200명을 상대로 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직 한 사람에게서만 허락받았다. 그에게 실험실 사용을 허락해준 사람은 존스홉킨스대학의 아니르반 마이트라(Anirban Maitra) 교수다. 그 또한 안드라카란 소년이 중도포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개인실험실을 빌려줬지만 결국 7개월간의 실험 끝에 열매를 보게 됐다. 안드라카에게 시간과 공간을 준 학자 마이트라가 있었기에 인류는 측정할 수 없는 의학적 선물을 받은 것이다.


아이들이 가진 호기심, 그들이 상상하고 있는 바를 실행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가장 먼저 부모, 교사 등 성인들이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에 공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엉뚱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감해줄 수만 있어도 아이들은 그 상상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펼쳐낼 수 있는 공동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자칫 이런 일 자체가 쓸데없는 일에 시간ㆍ인력ㆍ재정을 낭비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사실 이게 발명을 향한 도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열고 있는 발명전시회는 그런 점에서 상상력을 마음껏 나타낼 수 있는 장이다.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1월29일~12월2일)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으로 '서울국제발명전시회' '상표ㆍ디자인권전'과 함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열리고 있다.


'시간은 열매를 맺기까지 존재하는 속임'이란 말이 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열매로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다리는 자들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실험하고 반복해서 그것에 도전하는 이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그 시간을 견뎌줄 수 있는 혹은 인정해줄 수 있는 인식의 틀도 필요하다.


호기심과 상상. 이는 현실유지가 목적이라면 엉뚱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자들에겐 삶과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진 미래의 창의인재들이 바로 이 나라의 아이들이다. 이들의 호기심과 상상에 날개를 달아주자.


김광림 국회의원ㆍ한국발명진흥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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