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발을 무리하게 사용해 발뒤꿈치뼈에서 발바닥 앞쪽으로 이어지는 섬유 띠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환자가 최근 4년새 2.7배 증가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이 환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08년 5만812명에서 2012년 13만8492명으로 4년새 2.7배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환자가 남성환자에 비해 2008년 1.2배, 지난해 1.4배 많았다. 연평균 증가율을 따져보면 여성환자가 2008년 2만8092명에서 지난해 8만1413명으로 30.5% 늘었고, 남성환자(2만2720명→5만7079명)는 2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은 106명에서 279명으로 연평균 27.5% 많아졌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환자 추이를 살펴보면, 40~50대가 전체 환자의 48.7%를 차지했다. 이어 30대(17.2%), 60대(12.6%), 20대(8.7%) 등의 순이었다.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 기준으로는 50대가 472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420명이었다. 특히 여성은 50대(657명)·60대(499명)·40대(467명) 등의 순이었고 남성은 60대(335명)·30대(290명)·50대(286명) 등으로 차이가 있었다.
윤한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여성은 주로 폐경기를 기점으로 호르몬 변화가 생기면서 발의 지방층이 얇아져 쿠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40~50대 중년 여성에서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에는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쿠션이 적은 레인부츠를 즐겨 신는 여성이 늘면서 젊은 여성들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 띠를 말한다. 발바닥의 굴곡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보행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적으로 생겨 염증이 발생한 상태를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평발이나 아치가 높은 요족변형 등 구조적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그 보다 발을 무리하게 사용한 것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조깅을 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을 한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장시간 서 있거나 너무 딱딱한 구두를 사용한 경우 ▲하이힐을 착용한 경우 등 족저근막에 너무 많은 하중이 가해질 때 염증이 잘 발생한다.
족저근막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대개 6개월 이상 보조기·소염진통제 등 보존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90% 이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서히 회복되는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루에 10번 이상 틈나는 대로 발과 종아리 근육을 스트레칭 해주면 좋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걷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스트레칭 운동을 해준다.
윤 교수는 "여성들은 하이힐을 가급적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하며 충격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신발을 신고 조깅, 마라톤 등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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