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최악이라해도 구인난 여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최악의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기업도 어려움이 있다. 채용 공고를 내고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적합한 인재가 없거나 인재가 이탈하는 등의 문제로 구인난의 고충을 겪는 기업이 적지 않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30일 기업 인사담당자 499명을 대상으로 '주로 겪는 구인난의 유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모집해도 적합한 인재 지원 안 해"= 기업이 겪는 구인난 1위는 '적합한 인재가 없다'(48.3%·복수응답)는 것이었다. 채용에 난항을 겪는 직무로는 '영업·영업관리'(24.1%·복수응답), '제조·생산'(23.2%), '서비스'(16.2%), '연구개발'(13.3%), '재무·회계'(12.9%) 등의 순이었다.

채용 공고를 냈지만 뽑을 만한 인재가 없다면 기업은 어떻게 할까. 절반 이상인 61.4%는 '괜찮은 인재가 있을 때까지 채용을 계속 진행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31.5%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단 채용을 진행한다'고 했다. '채용을 포기한다'는 비율은 7.1%였다.

채용을 계속 진행하는 경우 '접수 마감일 연장'(58.1%·복수응답), '신입 채용을 경력으로 대체 등 채용 계획 수정'(25.7%), '지원자격 조건 완화'(11.5%) 등의 변화를 줬다.

◆"면접 불참자 때문에 전형 차질"= 기업의 34.7%는 면접 불참자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 불참가 가운데 사전에 참석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리는 지원자는 평균 12%에 불과했다. 면접 불참자가 발생하면 72.3%는 '불참자를 제외하고 예정대로 면접을 진행'했으며, 17.3%는 '채용을 새로 진행'한다고 답했다. 이 밖에 '면접 등 예정 일정을 취소 및 연기'(4.6%), '차점자를 추가 합격시켜 예정대로 진행'(3.5%) 등의 방법을 쓰기도 했다.

기업들은 면접 불참자로 인해 '인력 충원 실패로 업무 진행에 차질을 빚는다'(59.5%·복수응답)고 했다. 다음으로 '채용 관련 업무의 과중'(30.1%), '채용 재진행 등으로 비용 발생'(26%), '입사 예정일을 맞추지 못함'(22.5%), '해당 전형이 취소되는 등 채용 일정 차질'(19.7%) 등이 뒤따랐다.

◆"기껏 뽑아놓으니 사라지는 조기퇴사자"= 기업 4곳 가운데 1곳(25.5%)은 합격한 이후 퇴사하는 사람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퇴사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3개월이었다. 더군다나 70.1%는 퇴사하겠다는 통보도 없이 무단 잠적하는 일을 겪었다고 했다.

조기퇴사자로 인해 입는 피해를 물었더니 절반이 넘는 52%(복수응답)가 '기존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꼽았다. 이어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 증가'(48%), '채용 관련 업무 과다 발생'(46.5%), '잦은 채용으로 기업 이미지 하락'(45.7%), '신사업 진행 등 업무 차질'(18.1%) 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