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허용 후 대우·삼성·한화證 비중 65%P 늘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증권주 차입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은 공매도를 위해 필요한 거래인 만큼, 이들이 증권주 공매도에 열중하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금융주 공매도 허용 이후 증권주는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상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허용한 지난 14일 이후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3개 증권주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차입거래가 65%포인트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각 사별로 대우증권의 차입거래 중 기관투자가 비중은 연초 이후 13일까지 17%였다가 지난 14일 이후 83.2%까지 급증했다. 삼성증권도 이 비중이 9.3%에서 74.8%까지 늘었고,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28.6%였던 국내 기관 비중이 14일 이후 93.4%에 달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경우 차입거래 투자자 중 외국인 비중이 94%를 넘는 등 통상 차입거래는 상대적으로 공매도 투자가 활발한 외국인투자자들이 80% 이상을 차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증권주의 경우 이례적으로 국내투자자가 훨씬 주식을 많이 빌리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자산운용사 등이 포함된 투신권의 차입거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4일 이전까지만 해도 0.1% 이하였던 국내 투신권의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차입거래 비중은 14일 이후 각각 32.3%, 45.4%, 55%까지 급증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등이 이들에 대한 공매도를 위해 차입거래에 나섰다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 3곳은 모두 공매도거래 허용 이후 공매도 매매비중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대우증권은 14일 이후 체결된 거래 중 공매도 비중이 25.24%에 달해 전체 거래종목 중 공매도 거래 비중이 4번째로 많았다.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공매도 거래 비중이 각각 20.9%, 18.9%로 7위와 9위에 올랐다.
이들 3개사와 달리 현대증권은 외국인 투자자의 차입거래 비중이 허용 이전 58.1%에서 허용 이후 63%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증권의 경우 대차거래잔고는 13일 226억원에서 22일 783억원으로 246.5% 급증했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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