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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고집 꺾은 조준희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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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설립 중단' 2년 반 설득…6일 하노이지점 개점식

베트남 고집 꺾은 조준희 기업은행장 조준희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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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2011년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한국을 방문한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 주석과 마주 앉았다. 2009년 개설된 하노이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베트남은 은행산업 구조조정을 이유로 외국계은행 설립인가를 중단한 상태. 하지만 조 행장은 베트남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의 끈기는 2년 반 만에 베트남에 새로운 지점을 세우는 외국계은행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1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조 행장은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찾는다. 6일 진행되는 하노이 지점 개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하노이 지점 개점은 조 행장의 끈기와 집념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 받고 있다.

조 행장은 쯔엉떤상 주석을 만나기 전에도 꾸준히 베트남 중앙은행과 금융위원회 직원 등을 초청해 설명회와 세미나를 열고 기업은행 하노이 지점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주석과의 회담에 이어 지난해 방한한 응웬떤중 총리를 단독으로 만난 것도 조 행장이 정부와 주한베트남 대사관을 끊임없이 설득한 결과였다.


조 행장은 쯔엉떤상 주석과 응웬떤중 총리를 만나 하노이 지점은 베트남 로컬은행들과 경쟁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유석하 기업은행 부행장은 "하노이에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등 많은 중소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다른 외국은행이나 현지 은행은 이들을 지원할 수 없다고 봤다"며 "한국에서 중소기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행이 지점을 세워야 이 기업들이 베트남에 정착해 고용을 창출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거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 행장의 집념은 베트남의 주석과 총리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2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기업은행의 하노이 지점이 승인되는 성과를 냈다. 유 부행장은 "22개의 세계 유수 은행들이 지점 인가 신청을 낸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승인을 받았다"며 "주석과 총리를 설득한 후에도 중앙은행 실무진의 검증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행장을 중심으로 양국 간 외교 채널을 가동해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행은 2008년 개점한 호치민 지점과 함께 베트남 남북을 잇는 금융벨트를 구축하게 됐다. 호치민 지점은 이미 해당 지역 진출 중소기업 1750여개 중 약 50%인 854개 기업에 9000만 달러의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623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경제도시로 떠오르면서 금융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노이로 영업망을 확장, 2700여개 현지 진출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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