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의 얼굴이 바뀌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경제 격주간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The World's Most Powerful People)'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포브스는 30일(현지시간) 전 세계 인구 1억명 당 1명꼴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72명을 선정한 결과, 푸틴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위였던 푸틴 대통령은 1위로 부상한 반면 오바마는 2위로 내려앉았다.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순위는 지난해 9위에서 3위까지 상승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푸틴과 오바마의 순위가 뒤집힌 것은 예고된 사건이나 다름 없었다는 것이 포브스의 분석이다.
포브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미국 정보기관의 도ㆍ감청 파문 등 권력 누수를 겪었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하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이 흔들렸다는 평이다. 포브스는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제 외교가에서 가장 존재감 없는 대통령이라는 평까지 내놓았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시리아 사태 해법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푸틴에게 순위기 역전된 것이 더욱 뼈아프다. 게다가 오바마 바로 뒤에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리잡고 있다. 향후 미국 위주의 세계 질서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이밖에 이번 순위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이클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차례로 6∼10위를 했다. 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0위권에서 탈락했다.
한국인으로는 반기문(32위) 유엔 사무총장과 이건희(41위) 삼성그룹 회장, 박근혜(52위) 대통령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로 인사로는 마사요시 손(손정의ㆍ45위) 소프트뱅크 회장과 짐 용 김(김용ㆍ50위) 세계은행(WB) 총재가 포함됐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46위로, 지난해보다 2계단 내려갔다.
여성으로는 메르켈 총리와 박 대통령을 비롯해 지우마 호세프(20위) 브라질 대통령, 소니아 간디(21위) 인도 국민의회당 당수, 크리스틴 라가르드(35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거릿 첸(59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등 9명이 들어갔다. 이는 2011년과 2012년의 6명보다 늘어났다.
뉴욕타임스(NYT)의 첫 여성 편집국장인 질 에이브람슨은 68위를 했으며 사상 첫여성 미국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은 72위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여성 부문에서 5위를 했다. 차기 미국 대선 참여가 기대되는 힐러리 클린턴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업인들과 억만장자들 중에서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13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15위),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공동 17위), 팀 쿡 애플 CEO(19위), 마크 저커버그(24위) 페이스북 CEO, 마이클 블룸버그(29위) 뉴욕시장, 아시아 최고부호인 리카싱(李嘉誠ㆍ30위) 청쿵(長江)그룹 회장, 에너지기업 코흐 인더스트리의 공동 소유주인 찰스 코흐와 데이비드 코흐(공동 31위), 나이지리아의 재벌 알리코 단고테(64위) 등이 포함됐다.
리스트에 새로 진입한 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 이 회장, 박 대통령, 마르틴 빈테르코른 폴크스바겐 CEO(49위), IBM의 여성 CEO 버지니아 로메티(56위), 오라클 CEO 래리 앨리슨(58위), 옐런 지명자 등 13명이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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