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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전방위 세금 짜내기…서민·中企는 이미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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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개인연말정산내역 전수조사, 관세청 법인심사 대상 확대, 경찰청 과태료 부과 폭증, 지자체 자동차번호판 압류 등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 공무원 A씨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불성실 납세자'라며 60여만원의 세금 미납분과 가산금을 더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연말정산을 하면서 매년 해오던 대로 인적 공제 대상에 장모를 포함시켰던 게 화근이었다. 그동안 별 소득이 없었던 장모가 돌아가신 장인의 토지를 상속받아 매각하면서 양도세를 내는 바람에 인적 공제 대상이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몰랐다. 알고 보니 A씨의 직장 동료들도 최대 200만원 정도까지 세금을 더 내라는 통보를 받는 등 비슷한 일을 당했다. A씨는 "월급쟁이들한테는 큰 돈을 한꺼번에 내야 해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납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어떤 동료는 2008년도에 잘못 정산된 것까지 내라고 통보가 와 황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B사는 얼마전 관세청으로부터 "법인심사 대상에 포함됐으니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고 초비상에 걸렸다. 법인심사는 관세청이 국제 거래를 하는 기업들 중 일부를 선정해 진행하는 일종의 세무 조사다. 규모가 작아 설립된 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법인심사를 받아 본 적이 없는 B사는 졸지에 관련 서류를 갖추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지난 5년간의 거래를 다 조사한다고 하는데, 인사 이동도 있었고 해서 제대로 서류를 다 갖춰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관세청이 그냥 세무조사를 할 리는 만무한 만큼 어느 정도의 추가 세금 납부는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조달 차원에서 증세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서민과 중소기업 등 국민들은 이미 '증세'를 체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국세청ㆍ관세청ㆍ경찰청ㆍ지자체 등 동원 가능한 모든 기관을 통해 각종 과태료(교통딱지) 부과, 연말정산 전수 조사, 세무 조사 등 전방위 세금 짜내기 압박에 나서면서 이미 나라에 내는 각종 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최선두다. 국세청은 A씨의 사례처럼 최근 개인들의 연말정산 신고에 대한 검증을 대폭 강화해 세금을 더 걷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4월 자발적 신고ㆍ납부에 의한 세수 외에 세무조사, 자료 처리, 체납징수 등 세무 행정력을 동원해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세수(노력 세수) 규모를 5년간 전체 세수의 평균 7% 안팎에서 8%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국세청은 근로자들의 연말정산 검증을 대폭 강화해 부당 환급자를 가려내 미납 세금 및 가산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경찰 등 특정 직업ㆍ산업 별로 연말정산 부당 환급 여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해당 지역별 세무서들이 업무 형편에 따라 시기를 달리해 1700만명의 연말정산 대상자들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공제를 잘못받아 세금을 덜 냈으니 더 내라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우리는 부과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국세청이 올해 초 대기업ㆍ대재산가, 고소득자영업자 등 '지하경제'의 세금 탈루를 적발해 세수를 늘리겠다고 했다가 여의치 않자 손 쉬운 직장인들의 월급 봉투에 먼저 손을 대고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A씨는 "만만하고 말 잘 안 나올 만한 우리같은 공무원들부터 먼저 건드리는 것 아니냐"며 "가장 기분 나쁜 것은 불성실 납세자로 낙인찍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또 다른 주요 세수 창구인 관세청도 세무조사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수 확충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초 정기 법인심사 대상을 기존 80개에서 130개로 대폭 확대했다. B사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법인 심사를 받게 된 이유다. 관세청은 국내기업 가운데서도 수입 규모가 크거나, 다국적기업 가운데 신고성실도가 낮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낸 관세 및 수출입 절차가 적법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세금을 더 걷고 있다. 적법한 세무조사지만, B사 등 해당 업체들은 추가 세금 납부 가능성이 큰 만큼 울상이다.


관세청은 해외여행객들에 대한 휴대품 검사도 대폭 강화했다. 세관은 여행객들을 상대로 면세 범위(400달러 미만)를 초과한 휴대품을 조사해 세금과 가산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지난해보다 17.2%(16억3100여만원) 늘어난 111억1200여만원의 관세(11만8397건)를 부과했다. 특히 지난 6ㆍ7월 사상 최고로 많은 액수의 가산세를 부과했다. 6월 2억4500여만원, 7월 2억3000여만원으로, 지난해 한 달 최고치인 1억5500여만원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 2011년 최고치인 6100만원보다 무려 4배나 많다.


경찰청과 정부 각 부처들도 이전보다 과태료를 훨씬 많이 걷고 있다. 경찰은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142만3300여건의 범칙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지난해 1년간(142만8300여건)의 실적과 맞먹는다. 특히 1~2월 20만건이었다가 박 정부 출범 후 3~7월까지 5개월간 무려 122만3200여건이 부과되는 등 '폭증'했다.


세수 부족에 허덕이는 지자체도 자동차세 체납 차량의 번호판 압류 등 자체 재원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세무공무원 280명과 번호판 인식시스템이 장착된 차량 50대를 이용해 서울시 전역을 돌며 자동차세 2회 이상 또는 지방세 체납 차량을 찾아내 번호판을 압류했다. 서울시는 최근 들어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자동차세 미납 차량 번호판 압류 조건을 대폭 강화하는 등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경기도ㆍ인천시 등 전국의 지자체들도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을 극복하기 위해 너도나도 자동차번호판 압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세나 단속은 서민ㆍ중기 등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대기업 등에 대해선 세금 감면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기업 등은 현 정부 들어서도 법인세 감면 조치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막대한 혜택을 받고 있다. 2008~2012년 10대 대기업들이 공제ㆍ감면받은 법인세는 10조60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6만여개 법인 전체에 대한 법인세 공제ㆍ감면 총액은 6조9614억원이었고, 2017년까지 21조6000억원을 더 감면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세수가 부족하다고 서민이나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나 과태료를 무더기로 부과하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며 "대기업들이나 상위 몇%에 드는 고소득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세금을 늘린 뒤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소득 별로 차츰 차츰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증세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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