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상류층에 혜택 몰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명박정부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 경제마저 어려움에 처하자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을 인하했다. 소득세율 인하를 통해 국민의 세부담을 줄여 소비를 늘리는 한편 법인세 를 내려 기업의 상품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투자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이 '부자감세'라는 비난을 받게 된 이유는 감세 정책의 효과가 대기업과 상류층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이 15일 공개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국내 10대그룹의 공제ㆍ감면 혜택이 10조6000억원에 이른다. 법인세 공제ㆍ감면액은 2008년(1조8745억원), 2009년(1조8688억원), 2010년(1조6632억원)까지 줄어들었지만, 2011년(2조8658억원)과 2012년(2조3290억원)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법인세 공제ㆍ감면도 일부 대기업에 집중됐다. 지난해 46만여개의 법인에 공제ㆍ감면 총액은 6조9614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51%인 3조5376억원이 55개 재벌그룹 계열사인 1521곳에 돌아갔다.
민주당은 경기부양 및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됐던 부자감세 정책은 결국 부의 쏠림 현상만 낳았으며, 고용창출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에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복지정책 재원 마련을 위해서라도 법인세ㆍ소득세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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