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단일 시즌제 출범 이래 처음으로 정규리그 3연패를 이뤘다.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9대 2로 이겼다. 시즌 75승(2무50패)째를 거둬 잔여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1위를 확정졌다. 2011년, 지난해에 이은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다. 1989년 단일 시즌제 도입 이래 종전 최다 연속 우승은 해태 타이거즈(1996-1997년), 현대 유니콘스(2003-2004년), SK 와이번스(2007-2008년)의 2년이었다.
일곱 번째 정규리그 우승은 여느 때보다 값졌다. 잇단 전력 공백을 고른 선수기용으로 최소화, 짜임새 깊은 야구를 펼쳤다. 잇몸 야구는 투타 모두에서 빛났다. 지난 시즌까지 탄탄함을 자랑한 불펜은 올해 초 정현욱의 LG 이적과 권오준, 심창민, 안지만 등의 부상으로 적신호가 켜졌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의 후유증이었다.
전력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단 외국인 투수 농사마저 흉작에 가까웠다.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3승 5패 평균자책점 4.40을 남긴 채 중도 하차했고,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에스마일린 카리다드는 팔꿈치 통증으로 일찌감치 2군에 자리를 잡았다.
총체적 난국은 토종 투수들의 역투에 겨우 바로잡혔다. 배영수(14승 4패), 윤성환(13승 8패), 장원삼(13승 10패), 차우찬(10승 7패)으로 구성된 선발투수진이다. 각각 두 자릿수 승수씩을 올리며 전체 팀 승리의 2/3를 책임졌다. 불펜에선 안지만과 심창민이 부상 복귀 뒤 선전을 거듭, 류중일 감독의 시름을 덜었다. ‘돌부처’ 오승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8세이브를 올리며 여느 때처럼 팀의 뒷문을 굳건히 지켰다.
잇몸 야구는 타선에서도 돋보였다. 특히 선두권 다툼이 치열했던 8-9월이 그랬다. 허리 통증을 겪은 이승엽의 깊은 부진에 진갑용, 배영섭, 조동찬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수단은 최대 위기를 1, 2군의 유기적 결합으로 넘어섰다. 특유 육성 시스템으로 배출한 김상수, 정형식, 이영욱, 이지영 등을 효과적으로 기용, 전력 편차를 최소화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선전도 한 몫을 했다. 특히 채태인은 94경기에서 타율 0.381 11홈런 53타점의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최형우도 타율 0.304 28홈런 96타점의 맹타로 팀의 4번 타자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류중일 감독은 “코치진과 선수들이 잘해줬다. 훌륭한 코치들과 선수들을 데리고 감독하면서 복이 많다고 느낀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이어 “최형우, 진갑용, 이승엽이 후배들을 잘 다독여서 뭉치게 한 것이 주효했다”며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던 8월 말에서 9월 초 고비를 잘 넘겨 다시 한 번 우승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삼성은 연습경기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곧 복귀한다. 조동찬도 훈련을 시작했다”며 “2위부터 4위까지 팀들이 모두 강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보고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을 향해 “힘들 때 격려와 성원을 보내줘 고맙다. 자만하지 않겠다. 최선을 다 하겠다”며 3년 연속 통합우승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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