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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고통 안긴 용산개발··수일내 해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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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한진주 기자] 서울시가 답보상태를 보이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지정 해제 작업에 속도를 높인다. 시는 사장 선임 등을 이유로 소유권 이전을 미뤄오던 코레일 측과 추가 협의를 벌여 빠른 시일 내에 지정 해제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용산구 현장시장실에 설치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관련 주민간담회에 참석해 "수일 내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지정 해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개발 사업을 구상하거나 또 다른 시행사가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코레일 측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지구지정이) 해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구지정이 해제되면 2007년 8월 이후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에 적용되던 토지거래 제한 등의 재산권 규제는 모두 풀리게 된다.

이날 현장시장실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해 통합개발에 찬성, 반대하는 주민과 해당지역 상인 등 3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해관계에 따라 주민과 상인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구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측 주민 대표단은 "재산권 규제로 인해 지난 7년간 큰 고통을 받았다"며 "지정 해제에 기대를 걸었는데 코레일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지 않아 주민들이 또다시 좌절에 빠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서울시의 빠른 결단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봉중 시범아파트 주민대표는 "40년된 아파트를 개발한다고 해 보일러도 제대로 수리하지 못하고 6년을 살아왔다"며 "주민들의 절박한 삶을 생각해서 서울시가 주민들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도록 지정 해제를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밝혔다.


해당지역 상인들도 개발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도, 철수되지도 않은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성토했다. 신명희 상가세입자 비상대책위원장은 "국제업무단지 사업으로 상가세입자들은 죽음의 기로에 서 있다"며 "멀쩡히 살던 사람들이 날벼락을 맞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곽동훈씨는 "오죽하면 특별재난구역 선포를 요구하겠느냐"며 "당장 가스비에 생활비가 없는 사람도 있는데 법적 절차를 어떻게 밟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통합개발에 찬성하는 대표단은 "세계적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는 용산을 서울시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지정 구역 해제 고시를 낸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찬성 측은 "용산사업 정상화를 위해 주민투표를 진행해 의견을 묻는 자리를 빨리 만들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민과 상인들의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관련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밝힌 입장에 따라 현재까지는 지정 해제가 유력하지만 반대 측을 비롯한 피해주민 보상 요구 등이 불거져 나오면서 당분간 이로 인한 잡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용산개발사업은 2006년 8월 정부의 철도 경영 정상화 대책으로 확정된 이후 서부이촌동 일대를 포함한 개발사업으로 확대돼 추진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의 자금난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올해 3월드림허브가 52억원의 이자를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자 최대주주인 코레일 측이 사업협약을 해제하고 청산절차에 돌입했고, 지난달 5일 철도정비창 부지 땅값으로 받은 자산유동화증권(ABS) 1조197억원을 반환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 시가 일방적으로 서부이촌동 문제를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1박2일 정도의 일정으로 주민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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