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 3사에 창조경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 경매가 끝나 한숨을 돌리던 업계는 갑작스런 미래부 숙제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30일 미래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최근 이통3사 대외 사업 임원들에게 창조경제 협력 의사를 타진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취임 이후 최 장관이 (창조경제와 관련해) 수차례 이통3사를 만나고 싶어했지만 미래부 출범 초기부터 주파수 경매가 뜨거웠고 괜한 오해를 살까봐 머뭇거렸다"며 "이제 경매도 끝나고 걸림돌이 없어진 만큼 이통3사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이날 문을 연 '창조경제타운'에 이통3사 주요 임원이 멘토를 맡아 줄 것도 부탁했다. 요청을 받은 이통사 임원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창조경제타운은 미래부가 오픈할 인터넷사이트로, 청소년ㆍ직장인ㆍ주부 등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사이트에 아이디어를 올려 창업까지 연결되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미래부의 협력 요청을 받은 이통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이 최근 새롭게 단장해 재오픈한 을지로 본사의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 '티움(T.um)'도 창조경제 실현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폰-스크린 테이블-스크린 벽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의료ㆍ교육ㆍ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런 기술 시현은 ICT가 다양한 산업분야와 융합된 것으로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예시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창조경제와 관련해 미래부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스타트업에 각종 통신 서비스를 요금을 무료로 해주거나 감면해주는 상생 플랫폼 육성 ▲협력사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납품 전후 금융지원 ▲전통시장 스마트화 지원 ▲글로벌 정보기술(IT) 챌린지 대회 등이다. KT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확정해 조만간 미래부와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미래부의 협조 요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창조경제는 정부가 그림을 만들고 정부가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에 짐을 떠넘기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