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9~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일부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다국 간 통화 스와프 협정을 경제 위기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장관들이 다국 간 스와프 협정 체결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다국간 스와프 협정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흔들리는 경제를 지탱할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러우 재정부장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다국 간 스와프 협정 체결을 경제 위기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느 국가가 스와프 협정이 필요한 곳으로 언급됐는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WSJ은 한국의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역 간 금융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WSJ을 통해 현 장관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는 매우 중요하며 이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CMI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국·중국·일본 3국이 외환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2000년 5월에 체결한 역내 통화교환협정을 말한다.
이날 APEC 회의에서 다국 간 통화 스와프 협정은 공식 논의되지 않았지만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충격에 강한 역내 경제를 위한 정책 공조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원국들이 채택한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재무장관들은 세계경제 회복이 취약하고 경기 하방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 구조개혁, 강한 건전성 조치 등 정책 공조를 통해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태금융포럼(APFF)'을 설립하고 펀드 상호인증제(펀드의 등록ㆍ판매에 대한 공통 규범을 마련해 국가 간 교차 판매를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나라 간 개발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다음 APEC 재무장관회의는 중국이 의장국을 맡으며 내년 9월 홍콩에서 열린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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