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인원 820명, 복귀 인원 377명, 현지 체류 인원 443명.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오종탁 기자] 방북 인원 820명, 복귀 인원 377명, 현지 체류 인원 443명.
다섯 달 넘게 멈춰 섰던 개성공단이 166일 만인 16일 재가동을 시작했다. 남측 인력이 그동안 몇 차례 시설 점검차 하루 일정으로 북한을 다녀온 적은 있지만 체류가 가능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른 아침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는 기대감에 부푼 출경(남→북) 인원들로 북적였다. 820명은 오전 8시30분 첫 출경을 시작으로 8차례에 걸쳐 차량 556대에 나눠 타고 방북했다가 다시 377명이 9차례에 걸쳐 차량 306대로 복귀한다. 남은 443명은 이날부터 현지에 체류하며 공단 재가동에 주력한다.
조영만 아주양말 부장은 "이전까진 반신반의했는데 체류가 된다고 하니 이제야 정상화됐구나 싶다. 감개가 무량하다"고 들뜬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 부장은 10명의 직원들과 함께 내일까지 남아 시설 점검을 하고 내려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유니폼을 차려입은 한 무리가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세요"라며 출입사무소 1층 로비를 웃으며 들어섰다. 재영솔루텍 직원들이었다. 전병수씨는 "오늘 들어가는 주재원 7명 모두 체류할 예정"이라며 "북측 직원들 600명도 나와 같이 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감회가 새롭다. 정상 가동이 시급해 추석 연휴도 반납했다"고 강조했다.
남북출입사무소 한편에 위치한 우리은행 환전소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긴 줄이 꼬리를 물었다. 공단 내부에서 사용할 달러화를 바꾸기 위한 행렬이었다. 50달러를 환전한 전자업종 한 직원은 "환전은 공단이 정상화됐음을 알리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환전한 돈은 공단 내부에 있는 주유소ㆍ편의점ㆍ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기업들은 추석연휴인데도 불구하고 정상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김성곤 풍양 법인장은 "다음 주 정상가동을 위해 이번 주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오늘 들어가서 공장 페인트칠 공사를 하고 숙소도 새로 손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동중단 사태로 북한에서도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한용 신한물산 대표는 "북한에서도 가동중단으로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며 "최근 방북해보니 수동적이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지급한 (경협)보험금은 입주기업들이 안정화될 때까지 상환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수출입은행이 경협보험금을 수령한 45개 기업에 공문을 보내 내달 15일까지 보험금을 반납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북 당국은 이날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출입ㆍ체류와 관련한 추가 의견조율에 나선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