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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절반은 실태 파악조차 불가··"진입장벽 높여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3초

중소형·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대부업체 난립 심각
상위 4개 대부업체 점유율도 62% 달해··"담합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대부업이 '서민약탈'이 아닌 '서민지원' 금융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진입장벽을 높이고 과잉대출을 유발하는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서울시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서울시, 대부업체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의 대부업 관리체계로는 건전한 금융산업으로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윤형호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업에 대한 진입규제가 없어 영세한 기업이 무분별하게 진입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세기업의 비중이 높아 잦은 진입과 퇴출 등으로 시장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10월 기준 서울시 대부업체 실태조사에 자료를 제출한 3678개 중 분석이 가능한 업체는 2086개(58%)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실태파악 조차 불가능 한 수준이다. 중소형 대부업체나 개인 대부업체의 열악한 수익구조는 결과적으로 이자율과 연체율을 높여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도 "금융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시스템인데 영세한 업체들이 너무 많아 이를 규제하기 위해 대부업 진출시 기준 자본금을 높이는 방안 등을 고려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규모가 영세하거나 개인 대부업을 운영하는 경우 일반 주택이나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영업을 하면서 금융당국이나 지자체의 단속을 피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교수는 "대부업체가 불법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개인공간에서 영업을 하니 단속을 할 수 없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특정 대형업체에 편중돼 운영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러시&캐시를 운영하는 AP파이낸셜대부를 비롯해 산와대부 등의 상위 4개업체 점유율은 전체의 62%에 달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평균 대출금리 38%를 유지하는 금리답합의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등록 대부업이라고 하더라도 카드사나 제2금융권에서 돌려막기를 하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이용하는 수단인데 이들에 대해 30~40%대에 달하는 고금리를 받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무분별한 대출을 일삼는 업체들을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이자율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문 서울시 민생경제과 팀장은 "등록업체인지 아닌지, 과거에 전과가 있는지 등을 조회하는 통합정보 시스템 등의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자체와 광역단위에서 실적을 입력하고 금융당국에서 총괄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대부업에 대한 단속 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용택 안전행정부 지역경제과 사무관도 "부동산 중개업자도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다음에 영업을 할 수 있는데 대부업도 자격심사를 강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윤 연구원은 "일본이나 싱가포르, 홍콩 등 대부분의 국가가 우리보다 등록이나 운영에 있어 강한 규제를 두고 있다"며 "건전한 금융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금융당국이 함께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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