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LTE 주파수 경매가 끝났지만 후유증이 만만찮다. 이동통신 3사 간 '네 탓' 공방도 여전하다. 3조원 가까운 경매대금을 통신료 인하 등에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일 KT는 1.8㎓ 인접대역 확보를 자축하는 내부 행사와 함께 이달 내 '광대역 LTE-A'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주파수집성기술(CA) 기반 LTE-A에 비해 더 안정적이고 기존 단말기까지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3사 중 가장 LTE 사업 진입이 늦었던 KT는 광대역 확보를 계기로 단숨에 역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바라보는 경쟁사의 시각은 곱지 않다.
KT가 내놓은 '광대역 LTE-A'란 표현이 합당하느냐를 두고 반박이 나왔다. KT는 "보조망 900㎒ 클리어링을 조만간 마쳐 CA 상용화에 나설 것이기에 둘을 합쳐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쟁사 관계자는 "LTE-A는 국제통신기술표준기구인 3GPP가 LTE-A 기술(Release 10)로 규정한 CA나 기지국 간 전파간섭 최소화 기술 등이 들어간 것으로, 속도만 빨라졌다고 광대역 LTE를 LTE-A라고 할 수 있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매 이전에는 900㎒ 대역 혼간섭 문제로 연내 CA 상용화가 어렵다고 엄살을 부리더니 이제 와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연일 농성을 벌이던 KT 노조가 경매 후 결과를 수용하겠다며 잠잠해진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후유증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KT 관계자는 "경쟁사들은 우리가 1.8㎓ 인접 대역을 가져가면 뭔가 큰일이 날 것처럼 떠들었지만 결국 자신들이 필요한 광대역 주파수를 싼 가격에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쳤다.
이통 3사는 LTE 네트워크상의 배터리 효율 문제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KT는 "주파수 하나를 쓰는 광대역 방식이 주파수 두 개를 묶는 CA보다 배터리를 28% 이상 오래 쓴다"고 주장했다. 또 LG유플러스는 LTE-A에서 배터리 시간을 40% 늘려주는 'NSRM'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SK텔레콤은 "단말기 배터리 사용의 대부분이 디스플레이에서 나온다는 점을 볼 때 KT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며, LG유플러스의 NSRM도 SK텔레콤이 2011년부터 '스마트푸시' 기술로 먼저 실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 책임론도 제기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 경매 대금이 2조4289억원이란 적지 않은 액수인데 방송통신발전기금 등 통신 쪽과 연관 없는 부분에 쓰이는 것은 불합리한 면이 있다"면서 "통신비 인하 등에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주파수 할당 대가 사용처는 전기통신사업진흥법 등 관련법에 의거한 것으로 용도를 바꾸려면 법령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잘 투자하지 않는 표준화ㆍ인력양성ㆍ연구개발 등에 쓰이므로 통신산업 발전에 쓰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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